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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낙태감소를 위한 네거티브 방법과 포지티브 방법의 기대 효과…

시론 낙태감소를 위한 네거티브 방법과 포지티브 방법의 기대 효과…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9.11.0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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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진오비'라는 몇몇 젊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의협 동아홀을 빌려 소위 '낙태근절 선포식'을 했다. 과장된 자료와 과격한 언변으로 세간에 참 좋은 소재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낙태가 주는 자극적 이미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고 나아가 직접 산부인과의사가 동료를 고발하고 그 결과를 정부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하니 참 별일이라고 생각 되었거나, 사회 문제에서 의사들 문제로 제한시키면서 내부 갈등화해, 리얼한 막장 드라마라 생각했을 듯 싶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제기방식을 보면서 이왕이면 보다 신중한 접근 방법으로 사회 전 구성원의 고뇌에 찬 논의의 과정을 도출해 내고자 하는 노력이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산부인과의사는 생명을 탄생시키는 숭고한 사명을 갖는 전문인이다. 그 어느 누구도 낙태시술을 옹호하거나 그것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시행하는 의사는 없다고 믿고 있다.

낙태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존재하고 그에 관한 법규도 차이는 있지만 존재한다. 오히려 법적 범위나 강제력은 한국이 보다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과거에 낙태천국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그 이유는 60~70년대 산업화 시대에 경제부국을 목표로 정부주도하에 강력한 산아제한을 시행했고 출산율 억제를 위해 정부와 사회가 암묵적으로 용인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불과 10여 년 전에도 셋째 아이 출산시 의료보험 급여혜택을 주지 않는 등 사회 곳곳 저변에 존재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에서도 저 출산 극복이 국가 당면과제가 되었고, 사회 각 분야에서도 출산 친화적 환경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낙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인류가 존재하는 한 낙태 근절은 없고, 단지 줄이려는 끊임없는 노력만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

사실 낙태문제에 대해서 산부인과의사는 그 주인공일 수가 없다. 여성의 삶에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은 한 여인의 삶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권리이며 따라서 이는 반드시 존중해야 한다. 단지 산부인과의사는 전문의로서 객관적 판단을 해줄 수 있는 조력자의 입장일 뿐이다.

실제 산부인과의사로서 낙태와 관련된 회의나 모임에 가면, 법조계·여성계·학계·종교계·시민 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이 낙태찬반이나 허용범위 등을 논할 때, 각 단체들은 저마다 단체의 이익에 따른 주관적인 입장을 강조하게 되고, 산부인과의사는 자기 개인의 주관보다는 의사단체로서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제삼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그것이 사회적 합의를 유도하고 최종적으로 결론지어주는 '귀결 행위자'로서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모습이 개인이나 소수의 모임에서는 맘 내키는 대로 개인 혹은 일부의 의견을 주장하고 선동할 수 있지만, 산부인과의사회처럼 합법적인 단체의 행동이나 의견 표출시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단지 최근의 소수 집단에 의한 이러한 문제 제기를 보며 아쉬운 것은, 그들 스스로 낙태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낙태시술 유무에만 따라 동료들을 선과 악으로 편 가르지 않고, 좀 더 긍정적인 방법으로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 하여 대국민 캠페인을 벌였더라면 보다 효과적이고 올바른 방향제시가 되지 않았겠나 하는 점이다.

낙태를 법으로만 강제하는 소위 '네거티브 방법'으로는 낙태행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낙태를 음성화하고 왜곡시켜 왔다는 것은 지난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돈 있는 사람은 외국에서 시술하려 할 것이고, 서민들은 지하에서 비 의료인이 하는 시술을 받을 것이다.

그로 인해 골반염·복막염·패혈증 등 합병증 투병과 그 치료에 또 다른 사회적 질병 양상이 생겨날 수 있고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후유증으로 불임·사망 등은 저출산 국가로써 경제적 손실보다 더 중대한 국가 성장 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한민국의 임신·출산 및 여성건강을 책임지는 단체로써, 낙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줄이려는 교육과 계몽 등 '포지티브 방법'으로 정부·사회와 더불어 노력을 해오고 있고, 계속적으로 힘을 쏟고자 한다.

이미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수능 후 전국에 학교를 방문하여 임신·출산과 관련된 교육, 피임, 성교육 등을 해 왔으며, 올해도 계획되어 있다.

대학 축제기간 및 여성 단체 행사장 등에 전문의들이 자원봉사로 참가하여 피임·성교육상담 등을 해왔으며, 여성 포털사이트·피임생리연구회·피임 콜센터·피임상담 싸이트 등을 통해 대국민 계몽과 교육활동을 진행하여 왔다.

특히 이번에 계획, 추진하고 있는 '행복한 임신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가칭)'은 계획된 임신이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의 첫걸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낙태에 대한 문제점을 교육하고 계몽하고자 한다.

프로그램은 대국민 계획임신 선언 및 캠페인 발대식을 범사회적 차원에서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캠페인으로 승화시키고, 기존에 하던 피임·생리이야기 캠페인을 확대 시행하고, 초중고등학교 대상 올바른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 교육을 강화하며 국민에게 친숙한 캠페인 홍보대사를 선정하고 대학생 및 일반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모성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기를 직접 돌보는 봉사활동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육아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행복한 임신을 주제로한 수기 공모 계획, 임신 지원을 위한 건강검진 장려운동 및 아이드림(I Dream) Kit 제작 및 배포 계획, 임신 후원 프로그램을 경제적 이유나 기타 이유로 임신을 원하고 있으나 계획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전개하고 온라인 프로모션 및 캠페인 상징물을 제작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여성의 건강은 곧 나라의 건강이다. 건강한 엄마가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으며 저출산이라는 큰 위기에서 이 나라를 지켜낼 진정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원들은 이러한 모성 건강을 최전방에서 지키기 위한 노력을 포지티브한 방향으로 혼신을 다해 계속해 나갈 것이다.

※ 이 글은 의협신문의 입장이나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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