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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에 관한 문제 두 개

선입견에 관한 문제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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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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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서(대전 중구의사회장)

오랫만에 저녁 바람을 가르며 교외로 나가 여러 임원과 원로 선배들을 모시고 함께 회의를 했다.
공식행사가 시작되고, 세월 때문에 의원 문을 닫는 원로 선배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공로패를 받은 한 원로 선배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두 가지 질문으로 제 말을 대신하려고 한다"며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첫 번째 문제.

"한 아리따운 미모의 아가씨가 아파트 13층에 살고 있습니다. 며칠 지켜보니 이 아가씨는 외출하고 돌아올때 두리번 거리다 여러사람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13층까지 가고, 혼자 탈때는 10층에서 내려서 3층을 걸어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다이어트? 애인이 10층에 산다? 건강을 위해?

아닙니다.

정답은 그 아가씨는 키가 작은 여자였기에 키에 닿는 높이인 10층 버튼만 누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저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쁜 아가씨라는 말에 이미 주관을 가지고 얘기를 듣고 상상을 했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선입견으로 풀 수 없었던 겁니다."

원로 선배가 두 번째 문제를 냈다.

"두 개의 다른 모양 다른 크기의 잔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음료수를 공평하게 마실 수 있게 따르는 방법이 무었일까요?

거기엔 무게나 부피를 잴 수 있는 저울이나 계측기도 없습니다.

정답은 우선 한사람이 자신이 생각하기에 양측 컵에 최대한 공정하게 자신이 어떤 잔을 먹어도 될 정도로 공평다고 생각하는 만큼 정성껏 음료수를 따르고 다른 한 사람에게 당신이 두 개의 잔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양이 들어있는 것을 선택하여 드시도록 권하고, 자신은 그 사람이 선택하지 않은 잔을 마시면 두 사람 모두 공평하게 마음에 드는 음료수를 마시게 되는 겁니다."

오랜기간 내과의사로 활동한 이 원로선배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환자진료 경험담 한 가지를 소개했다.

"새로 나온 약제를 사용하기 위해 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고, 처방을 했는데 약을 복용한 환자가 다음에 와서 밤새 기침을 한다고 하길래 '약과는 관계 없겠지'하고 약을 또 처방했습니다. 하지만 약을 복용한 환자는 밤에 기침이 심해 인근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답니다.

그때 당직의사는 여러 검사를 한 후 환자에게 '체질적으로 그럴수도 있고, 혈압약을 복용중이라면 처방하는 원장님이 더 잘 아실테니 원장님과 상의하라'고 하더랍니다.

환자가 다시 와서 그런 얘기를 하길래 다시 설명서를 읽어보았더니 부작용 내용의 맨 마지막에 몇 %에서 기침을 할 수 있다는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그 당직의사가 얘기를 잘 해주었기에 환자와의 관계가 잘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이 원로 선배는 선입관이나 타성으로 인해 실수를 할 때도 있고, 같은 의사로서 서로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씀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오랜기간 진료를 접고 은퇴하는 원로 선배의 존함은 내과 조승환 선생이다.

한 원로의사의 인생 한 페이지를 넘기는 자리에 참석해 좋은 얘기를 경청하며, 가슴 뭉클한 느낌을 갖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필자에게 이날 가을 밤바람은 시원하고 훈훈하게 느껴졌다.

부디 조승환 선배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건강하게, 든든한 원로 선배로 건승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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