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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뉴델리 총회 의협 파워 "실감"

세계의사회 뉴델리 총회 의협 파워 "실감"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9.10.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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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명예회장, 인도 출신 차기 회장 선출에 큰 영향력…실무그룹서도 두각

세계의사회 뉴델리 총회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대표단. 왼쪽부터 이원용 대한전공의협의회장·조인성 대외협력이사·배순희 국제협력실행위원·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단장)·정승진 전 대전협 회장·김형태 대전협 총무이사.

세계의사회(WMA)는 14~17일 인도 뉴델리에서 올해 총회를 열고 '건강과 기후 변화에 관한 뉴델리 선언'을 채택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전 WMA 회장)이 WMA 태평양지역 이사를 맡고 있으며, 처방권·환경·태스크 쉬프팅(Task shifting, 보건의료인력 간 권한 이양) 등 세 개의 실무그룹에 적극 참여해 세계의사회 의사 결정 과정에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의료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올해 WMA 총회에는 이사인 문태준 명예회장을 대신해 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이 참석했으며, 배순희 국제협력실행위원·조인성 대외협력이사 등이 참석했다. 의협 대표단은 지난해 서울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해 각국 대표단으로부터 다시 한번 큰 찬사를 받았다.

특히 이번 총회 WMA 차기 회장 선거에서 인도의사회 케탄 데사이 박사는 의협의 대대적인 지지에 힙입어 만장일치로 회장에 당선됐다.

문태준 명예회장은 인도가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지역 의사회의 입장에서 볼 때 WMA의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영미권 및 유럽 위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고 판단, 폭넓은 인맥과 뛰어난 달변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인도 측에 실어줬다.

지난해 서울 총회에서 차기 회장에 당선됐던 캐나다의사회 다나 핸슨 박사는 올해 회장에 취임했다. 

올해 WMA 화두는 '처방권에 관한 결의문'
이번 총회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인 이슈는 '처방권에 관한 결의문'. 아시아권 국가들은 처방권이 원칙적으로 의사에게만 허용돼야 하며, 자연재해나 극심한 의사 부족과 같이 지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의사의 감독하에 간호사에게 일부 권한이 위임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과 영국 등은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타 직역들에 대한 좀 더 넓은 범위의 위임을 주장하면서 이견 조율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이 사안은 실무그룹 내에서도 합의 도출이 여의치 않아 이사회에 상정되지 못했으며, 실무그룹 의장국을 맡고 있는 스페인의사회에서 향후 처방권과 관련한 각국의 법률 및 현황에 대한 연구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현실성 있는 결의문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의협은 실무그룹에 참여하면서 처방권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현황을 반영하기 위해 문태준 명예회장의 주도로 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CMAAO) 회원국을 중심으로 각국의 처방권 관련 법률 및 입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들 나라들의 통합된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의협은 앞으로도 의약품 처방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을 고려해 그 위임 대상을 예외적인 상황에 한정하고자 하는 기존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할 예정이며, 이견 조율이 어려울 경우 결의문 자체를 폐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처방권에 관한 한 가장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일본의사회도 한국과 방침을 같이하고 있다.

'보건의료인력 간 권한 이양 결의문' 채택
한편 의협이 2년 넘게 실무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보건의료인력 간 권한 이양(Task shifting)'에 관한 결의문은 대부분의 나라가 찬성하여 총회에서 채택됐다. 이 결의문은 'Task shifting'이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에서 제한적으로만 시행돼야 하며, 궁극적으로 'Task shifting'보다 정규적인 교육을 통해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의료 인력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시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 역시 의협이 실무그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건강과 기후변화에 관한 결의문'은 사안의 중대성을 반영해 '뉴델리 선언'으로 격상되어 통과됐다.

의사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과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시스템 강화를 위한 지원 등을 촉구하고 있는 뉴델리 선언의 채택은 오는 12월 개최되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와도 연계되어 환경친화적인 의료 관행을 정착해 나가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회에서는 또 원격의료 사용 지침에 관한 성명,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성명, 직업적 자율 규제에 관한 마드리드 선언 개정안, 어린이 건강에 관한 오타와 선언 개정안, 의료행위 특허에 관한 성명, 보건의료직 종사자의 이해관계 충돌에 관한 성명 등이 채택됐다.

1947년 설립된 WMA는 그동안 헬싱키 선언 등 의료 윤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현재는 의료 윤리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 등과 같은 사회의무 분야의 문제들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은 "의협은 향후에도 실무그룹 활동 등을 중심으로 WMA의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아시아 지역의 입장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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