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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의료와 통합의학

일차의료와 통합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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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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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하(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진료조교수)

환자나 일반인의 신종플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신종플루의 전염력만큼이나 빠르고 강한 것 같다. 가을 환절기로 접어들면서 매년 반복적으로 맑은 콧물, 재채기, 코가 간질간질한 증상을 보였던 알레르기 비염 환자도 신종플루를 염려하여 대학병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민의 관심사가 온통 질환과 건강에 집중되고 있는 이런 때면 일차의료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된다.

요즘 나는 작년에 가정의학회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은 '일차의료에서 통합의학의 발전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원래 계획은 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통합의학에 대한 의사의 인식을 확인하는 설문을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한글판으로 만들고, 이를 이용하여 일차진료 의사들의 인식을 비롯한 통합의학의 사용실태에 대해서 설문 조사한 후 현재의 상황과 장애물,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 및 발전 가능성 등을 제시해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오랜 고민끝에 전문가 집단의 회의를 실시하고, 통계자문 교수님을 끊임없이 괴롭혀 드림에도 불구하고 아직 타당도 검증 단계에서 막혀 해결의 실마리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원 설문에서 설문문항을 세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어 한글판 설문지의 타당도 확인을 위한 요인분석을 통해 계속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전인주의(holism)에 대한 태도'가 문제가 되어 아무래도 영문 설문을 변형없이 한글화하여 사용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의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은 의대든 의전원이든 다른 학문보다 길며, 특히 실질적인 진료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직접 환자의 진료와 상관이 없다고 여겨질 수 있는 화학·물리 등의 기초 과목도 탄탄히 다져야 하고, 임상에서도 구체적인 각론에 앞선 총론 강의가 개념정립과 각론에 대한 동기 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통합의학 분야에서만큼은 보완의학이든 대체의학이든 상관없이 치료법과 그 치료의 결과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정의학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학생 때 가정의학의 필요성·개념·철학 등에 대한 확고하고 열정적인 강의에 빠져서다. 물론 이상과 실제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간혹 회의가 들면 그 때를 떠올린다. 현재 통합의학에 대한 강의를 시행하는 학교는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의학의 총론이라고 진행되는 강의에서 통합의학의 철학에 대해 진심으로 강의할 만한 실력있는 교수가 과연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다.

더구나 그런 교수들조차도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퇴출되는 상황에 마음이 아프다.

의료체계와 문화가 달라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본 통합의학의 개념이 우리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면도 있겠지만, 효과적인 각각의 통합의학적 치료법에 대한 관심만큼 의료기술자가 아닌 의사로서 통합의학에 대해 다가서서 지지하거나 비판할 수 있도록 교육받고 관심 가질 기회가 학생 때부터 제대로 제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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