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3 14:49 (화)
리피토, 크레스토 견제?…CRP 논란 점화

리피토, 크레스토 견제?…CRP 논란 점화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9.09.05 16:2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NT 하위 분석 결과 발표 "CRP 예측인자로 부적절"
CRP 높은 환자 대상 크레스토 적응증 확대 앞둬 '관심'

화이자가 최근 심혈관 질환 분야의 핫이슈로 떠오른 'C반응성 단백(CRP)'의 효용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CRP가 높은 사람에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경쟁약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열린 '2009 유럽심장학회(ESC)'에서 CRP가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면서 LDL-콜레스테롤이 여전히 강력한 예측인자라고 덧붙였다.

화이자가 이같은 주장을 펴게 된 근거는 'TNT연구'의 사후 하위분석 연구 결과로, 이 연구는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복용한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새로운 바이오마커들이 향후 심혈관계 질환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지를 평가했다.

결국 이 연구의 메시지는 '심혈관계 질환에 있어서 LDL-C를 줄이는 것이 CRP를 줄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며, 이는 일부 전문가들이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에 굳이 CRP를 측정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대세'로 자리잡을 경우 스타틴 최초로 'CRP의 중요성'을 '주피터(JUPITER)'란 임상시험 결과로 입증해 낸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는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것.

아스트라제네카는 LDL-C가 높지 않더라도 CRP가 높을 경우 심혈관 질환 예방 목적으로 크레스토를 투여할 수 있도록 미 FDA에 적응증 확대 신청을 제출해놓고 있다. 적응증 추가가 승인된다면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CRP 측정검사를 실시, 결과에 따라 크레스토를 복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CRP가 그리 의미있는 바이오마커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는 크레스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아스트라제네카측은 "연구마다 대상 환자군과 설계가 다르고, 타사 연구 결과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다만 주피터 연구는 스타틴의 1차 예방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자부한다"고 일축했다.

화이자 역시 "이전에 리피토와 CRP의 관계를 본 연구 결과들도 많았다"며 보도자료 배포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하지만 고용량 리피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화이자가 '슈퍼 스타틴'이란 별명을 얻은 크레스토의 성장을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이번 발표로 인한 둘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한기훈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CRP에 대해서는 외국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고,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한국인에서는 전반적인 CRP 측정치의 분포가 서양인에 비해서 낮은 편이어서, CRP가 주는 메시지의 중요성이 외국 보다는 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