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한국에서도 3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는 등 국가적 재난을 맞아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범국민적으로 재난을 극복해나가야 할 시점에 지역사회 방역의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일부 보건소 소장들이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신종플루와 힘겹게 싸워온 관계자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파주시·용인시 등의 보건소등에 근무하고 있는 소장을 비롯한 간부진이,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가 올해 초부터 준비한 연수를 위해 24일 4박 6일 일정으로 출국한 것이다.
이에 앞서 경기도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연수를 연기하거나 국내연수로 전환을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구나 인구보건복지협회는 경기지회가 주관한 이 연수에 대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국가 전염병 사태에 대한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물론 경기도내 보건소 간부들의 안일한 태도가 비난받고 있다.
아무튼 방역의 최일선에 서야 할 보건소장들의 이같은 분별없는 행동은 날마다 늘어가는 신종플루 의심환자들 때문에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전국의 치료거점병원은 물론 일반 병의원 의료진의 짐을 덜어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짐을 올려놓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지역보건소 소장 등에 대한 인사권을 기초단체장이 갖고 있어 광역자치단체나 중앙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못함으로써 생긴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이를 계기로 지역 보건소 기능의 개편을 통해 보건소가 기초자치단체의 선심성 사업의 수단이 아니라 본연의 임무인 지역 방역사업의 거점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