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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 정리=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9.07.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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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S-사회보험 간 융합 활발…일차의료, 그룹화 통한 '통합의료'로 가야

[기획 대담]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길렘 로페즈 세계보건경제학회장을 만나다

길렘 로페즈 세계보건경제학회장은 최근 열린 '제7차 세계보건경제학회 회의'에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다가, 한국을 들러 16일 오후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과 대담을 가졌다.

로페즈 회장은 현재 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학(UPF)에서 응용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페인 중앙은행 이사회 멤버·보건경제학연구센터(CRES) 실행위원회 멤버 등을 맡고 있다.

로페즈 회장은 "어느 하나의 의료시스템이 답이 될 수는 없다"며 "지금 의료시스템을 둘러싼 주요 이슈는 통합과 조화, 근거에 기인한 개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로페즈 세계경제학회장과 경만호 의협 회장은 16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약 1시간 동안 고령화시대의 의료시스템·일차의료의 역할·건강보험시스템의 개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선경기자 photo@kma.org

경만호 : 여러 국가에서 보건의료시스템의 개혁을 논할 때 일차의료의 역할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 등을 보면 일차의료에 많은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 일차의료의 기능과 역할분담방안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로페즈 : 흥미로운 질문이다. 유럽은 크게 두 종류의 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노르웨이·스페인 등의 'NHS'가 하나이고, 독일·네덜란드·프랑스·오스트리아 등의 '사회보험체제'가 다른 하나이다.

사회보험체제는 가입자에게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하지만, 점점 소요 비용이 늘어나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반면 NHS는 일차 진료의를 중심으로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둔다.

그런데 지금은 이 두 시스템이 수렴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환자가 게이트키퍼를 거치지 않으면 사회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본인부담금이 올라간다.

반대로 영국은 사회보험의 장점을 받아들여 의료서비스 공급자에게 일정 권한을 위임, 중앙집중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재무적인 위험 부담을 공급자에게 분산시켰다.

즉, 의료시스템 간 컨버전스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만호 : 한국에서는 의원과 병원의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게이트 키퍼 또는 의료기관 규모별 의료비 차별화를 통해 상호 경쟁 관계에서 각자의 기능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로페즈 : 그것이 '통합의료'이다. 1차의료기관은 그룹을 이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관리 역량을 개선시켜야 한다. 영국의 경우 GP홀더를 통해 일반의들이 기금을 만들었고, 스페인도 일반의들이 자율적으로 모여서 조합을 만들었다.

이런 조직이 한 번 만들어지면 병원과 같은 수준의 진료가 가능해지고, 때로는 재원 조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방의료를 위한 서비스 시설을 갖추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통합의료서비스에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경만호 : 영국·네덜란드·미국 등은 다양한 의료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완벽한 의료시스템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의료시스템이 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면 최적의 모델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닐까?

로페즈 : 가장 중요한 가설은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 각 나라별로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만일 내게 특정 의료시스템을 적용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급여를 인정하는 기본 패키지 구성이 잘 돼있으면서 복수의 보험자 방식과 본인부담금 제도를 통해 재정적인 부담을 덜 수 있는 네덜란드식 제도를 택하겠다.  

※ 이날 대담의 전문은 8월말 발간될 <의료정책포럼> 제7권 2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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