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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족 아니라 '공급 과잉'
의사, 부족 아니라 '공급 과잉'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9.07.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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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증가세 커 조만간 공급과잉...10년 안에 OECD 평균 추월 확실시

대한의사협회가 7일 한국의 의사인력이 부족하다는 OECD의 '2009 세계의료현황 보고서'를 반박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의사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공급과잉을 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OECD에서 집계한 단순 통계수치 만을 근거로 의사가 많고 적음을 판단할 수 없으며 의사 수의 증가속도와 의료수가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최근 언론들은 OECD는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의사 수가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치며 터키에 이어 최하위권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2007년 인구 1000명당 한국의 의사 수는 1.7명이며 OECD 평균은 3.1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의협은 우선 의사인력 추계 방법의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2007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7명이라는 OECD 데이터 가 각국에서 제출한 활동의사 수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의사 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보건복지가족통계연보를 인용하면 2007년 총 의사 수(면허등록 의사)는 10만 8207명으로 인구 1000명당 2.2명이 된다는 것.

한국의 의사 증가속도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의대를 무분별하게 신증설해 현재 41개 의대(의전원)와 12개 한의대(한의전원)에서 약 4150명의 의료인력이 배출되고 있으며 조만간 OECD 평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건복지통계연보를 보면 의사 1인당 인구 수는 1980년 1462명에서 2007년 448명으로 27년 동안 1/4로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가 1985년 0.6명에서 2006년 1.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증가율 47.6%의 3.5배인 166.7%나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의사 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증가세를 보면 인력감축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보건복지통계표에 의하면 의대 졸업생 수는 매년 3300명 이상씩 배출되고 있지만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의사 수는 매년 2500여명 증가에 그쳐 800여명의 미취업자가 매해 발생하고 있으며 2003~2007년 약 6878명의 인력이 진료할 곳을 찾지 못해 실업상태에 놓였있다고도 주장했다.

의협은 의사인력 부족현상은 대도시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현상에 따른 착시현상일 뿐 대다수의 1차 의료기관과 지방 중소병원은 환자부족으로 줄도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펴낸 '1차 의료기관 경영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개원의의 2008년 평균 주당 진료시간은 2005년 51시간보다 5.5시간 길어진 56.5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고 있다. 주 40시간을 일하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 평균 16.5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근무시간이 길어져도 전체 의원의 46%가 부채를 안고 있고 평균 부채금액이 3억 2626만원에 달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생존마저 위협당하는 저수가체계에서 의사 수가 더 늘어나면 개원가는 패닉상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했다.

의사가 매년 3300명씩(한의사 불포함) 증가하는데 따라 보험재정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좌훈정 의협 대변인은 지금 추세라면 2019년 의사 수는 약 15만 8000명으로 인구 4933만 7991명(통계청 추계) 대비 1000명당 의사 수 3.2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OECD 평균 의사 수를 뛰어넘는 공급과잉이다.

좌 대변인은 "OECD 관련 보도로 한국 의사인력이 마치 부족한 것처럼 오해할 것이 걱정된다"면서 오히려 인력감축을 고민할 때라고 주장했다. "저수가 문제와 의료전달체계, 건강보험재정 확대 등의 선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의사 수는 절대 늘려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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