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형식 기획상임이사 "모델병원 추가확보 필요하다" 밝혀
박상근 병협 보험위원장 "추가설립 대신 기존 병원 활용을"
이상규 교수 "일산병원 지원 통해 정책연구기능 강화해야"
제2, 제3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영병원을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넘쳐나는 병상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병원계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형식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는 '의료환경 변화에 따른 보험자 직영병원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전국민 건강보험 2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일산병원은 건보공단 직영병원으로 대표성 시비가 있다며 병원 규모와 지역적 여건에 따라 모델병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 이사는 "합리적 의료공급자인 공공병원이 절대적으로 부재한 것이 현실"이라며 제2, 제3의 직영병원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 이사는 "모델병원의 추가확보를 통해 정책 참고자료를 산출하고, 사범사업에 활용해야 한다"며 "국공립병원과 정책적 연계를 위해서라도 모델병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건강보험정책 발전을 위한 보험자 직영병원의 역할'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이상규 단국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일산병원은 공공의료의 역할을 수행하기 보다는 건립 목적에 맞게 건강보험 발전을 위한 건강보험 정책자료의 산출, 적정의료서비스 표준개발 및 전파, 건강보험 R & D 연구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법률적으로 보험자 직영병원 역할 수행에 대한 예산지원의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보험자병원 역할 수행을 위한 인력·예산에 대한 지원과 함께 진료비 심사 및 지불과정을 없애고 진정한 의미의 직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기택 경희대 교수(의료경영학)는 '외국 보험자 직영병원의 역할과 우리나라의 시사점'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수도권에서 13개 주요병원이 2008년 이후에만 1만 병상 이상을 추가건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건고공단의 2, 3병원 건립은 수도권 병원간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병원 설립보다는 기존의 의원·병원들과 계약을 통해 국민건강증진과 만족도를 제고하는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에 기반한 국민건강관리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중구 일산병원 진료부원장은 "수동적인 자료생산자의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정책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소 확대 개편과 더불어 실질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인력·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보험정책 참여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부원장은 "일산병원에 장기요양병원·재활병원 등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관을 확충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따른 보험자 직영병원의 역할을 확대하고, 대표성 한계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2병원 확충보다는 일산병원의 기능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강 부원장은 "일산병원 임상의사와 전임직원들도 진료와 의학연구 이외에 보험자 직영병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