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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 최후의 무기 '중입자가속기' 국내 도입될까?

암치료 최후의 무기 '중입자가속기' 국내 도입될까?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9.06.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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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없이 빛으로 암 제거…현존 최고의 암 치료기
국회 이애주의원·방사선종양학회 공청회 열어 국내 도입 힘 모아

방사선을 쪼여주기만 해도 암세포가 파괴되는 '중입자가속기'의 국내 도입을 놓고 국회를 비롯해 학회, 지자체가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중입자가속기는 현존하는 암치료기 중 최고로 국내에는 중입자가속기보다 한 단계 아래인 양성자가속기만 암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암을 정복할 수 있는 무기가 많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데, 중입자가속기가 도입되면 암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중입자가속기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고 있어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이애주 국회의원과 대한방사선종양학회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으로 '의료용 중입자치료기 공청회'를 열고 정부가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하루빨리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중입자가속기는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암세포는 가능한 많이 파괴하고, 정상조직에는 가능한 적게 영향을 주는데, 기존 양성자가속기보다 최대 3배정도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양성자가속기는 치료기간이 6~7주 정도 걸리지만 중입자가속기는 2주정도 걸려 학계에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최고의 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중입자가속기를 도입하는데에는 1000억원의 설치비용과 연간 30~50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만큼 정부는 재원 부담 등을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2월 정권인수위원회에서 중입자가속기 사업제안을 시작으로 2008년 9월 예비타당성조사 사업 신청결과 교과부 1순위로 채택됐다. 이어 2008년 11월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선정됐으나 아직까지 성과가 없다.

이날 공청회에서 '일본 중입자치료기의 의학적 이용 소개'를 주제발표한 다카시 나카노 교수(군마대 방사선종양학과)는 중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임상결과를 소개하면서 "기존 양성자가속기보다 중입자가속기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효과가 20~25% 높고, 폐암의 경우 치료효과가 80%까지 상승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중입자치료기 개발 현황'을 주제발표한 김유석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물리공학연구부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번째 안에 중입자가속기를 만들어 내 사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사업으로 추진되면 2010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6년에는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석 부장은 "중입자가속기는 의료분야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며 "암 및 방사선저항성 암 등 치료, 신약개발에 유효성 영향평가에 필수적인 역학분석, 분자영상 이용 진단기술에 필요한 첨단 핵심측정 기술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국의 임상경험을 근거로 했을 때 중입자가속기는 기존 방사선치료와 비교해 폐암은 40%에서 95%, 골육종암은 30%에서 80%, 두경부암은 70%에서 78%, 간암은 50%에서 90%, 전립선암은 80%에서 100%까지 치료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김일한 교수(서울대 방사선종양학과)도 중입자가속기의 효과를 강조하면서 하루빨리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일한 교수는 "방사선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많지 않다"며 "중입자는 양성자와 물리학적 차이는 비슷하지만 치료효과는 최대 3배이상 탁월하다"고 말했다.

박찬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도 "그동안 양성자가속기가 각광을 받았으나 이제는 중입자가속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이는 양성자가속기가 커버하지 못하는 암을 중입자가속기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일 원장은 "치료기간도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훨씬 짧다"며 "짧은 치료기간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중입자가속기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기획재정부에 의뢰했고, KDI에서 오는 7월 15일 최종보고서 검토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KDI는 연구 중간보고서에서 중복투자와 지리적 위치를 문제삼는 등 낮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적 위치 등이 문제가 되자 부산 기장군은 '중입자가속기 범군민 유치위원회'를 통해 KDI를 항의방문해 기장군에 중입자가속기가 유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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