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국민고혈압사업단을 설치·운영키로 발표함에 따라 늦게라도 국가가 고혈압 관리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 있으나 실효성을 높이려면 사업규모 및 이에 걸맞는 예산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8월 16일자로 심혈관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연세의료원에 별도 조직으로 설치, 전문가로 구성된 사업팀을 구성하고 전담직원을 배치해 고혈압 예방교육 및 홍보사업을 시행할 것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9월 초 연세의료원 내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현판식을 가짐으로써 본격적인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발표되자 심장혈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98년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23.9%를 차지, 사망자 4명 중 1명이 사망하는 가장 큰 사망원인이며, 고혈압은 이와같은 순환기계질환의 30∼60% 정도의 원인인 만큼 고혈압 관리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줄이고 국민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고혈압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부가 민간기관에 이를 위탁하는 형식으로 한 점과 올 예산규모가 2억원 정도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고혈압의 위험을 인지하고, 혈압 측정을 정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해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유지 또는 개선토록 하는데는 미흡할 것이라며 적정 예산확보와 더불어 국가기관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지적을 했다.
고혈압 사업단에 대한 내년 예산은 올 2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현 공공조직이 열악하다 보니 전문가 등 지원체계가 탄탄하고, 유연하게 정부를 대신할 수 있는 NGO를 선정하게 됐다고 해명했으며 사무실이나 집기, 직원 등은 연세의료원이 지원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복지부의 의뢰로 심혈관질환 연구회가 3년간 개발해 마무리단계에 있는 국가심혈관질환 발생감시체계의 연계를 통해 질병발생 양상등을 파악하고 심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필요한 기초적인 정보를 산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복지부에서 제출한 관련예산이 통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 경우 지난 20년간 국가고혈압교육프로그램(National High Blood Pressure Education Program)를 통해 고혈압의 조기발견과 치료·예방사업을 해오면서 68년이후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이 47%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혈압은 지속적인 관리를 할 경우 심혈관질환의 감소등 비용효과면에서 확실한 효과가 보장되는 만큼 보건예산의 확충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대규모의 관리사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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