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명덕 교수팀...약 4미터 소장 전체이식 성공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교수(소아외과)팀은 지난해 12월 31일 위장관 손상으로 단장증후군 상태에 있던 한 모씨(22·여)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약 14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약 4m에 달하는 뇌사자의 소장전체와 대장 일부를 한 씨에게 이식했으며, 한 씨는 약 11주간의 입원치료기간을 거쳐 정상으로 회복해 지난달 퇴원했다고 밝혔다.
소장 이식은 이식편 내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고 상피조직에 해당돼 거부 반응이 강하며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돼 있어 감염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서 계속 움직여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이 교수팀은 이번 이식수술에서 물 풍선을 이용해 복강내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소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무리없이 집어넣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
이 교수는 "미국 마이애미 대학 같은 소장이식 선도 기관에서는 소장이식을 복벽 이식과 함께 시행해 복강 용적을 크게 늘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복벽 이식은 이식 후 거부반응 이 발생할 경우 피부가 괴사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물 풍선을 통한 복강 확장술은 이 같은 부작용이 없으며 이번이 세계 최초로 시행돼 성공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지난 2004년 4월 국내 최초로 성인 소장이식을 성공했으며, 이듬해인 2005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소아(당시 3세·여) 소장이식에 성공했다. 현재 이들 환자 모두 건강한 상태다.
한편 소장이식은 1988년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에서 첫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2000례 시행됐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매년 15~20건 정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소장이식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뇌사자의 소장이식이 가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