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한의전 MEET(의학교육입문검사) 시험 무단사용 논란
coverstory 한의전 MEET(의학교육입문검사) 시험 무단사용 논란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9.04.1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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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가진 MEET/DEET 협의회 한의전 가입 신청 '난색'

설립 이전부터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이번엔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인 의학교육입문검사(MEET)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당초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와는 별도의 한의학교육입문검사(KEET 또는 OMEET)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2008~2009년 입시요강에서 MEET 점수를 제출받아 영역별로 가중치를 두고 환산하는 편법을 썼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한의전의 MEET '무임승차' 심지어 '도용'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over Story

#사례1. 한의전, 원장 없는 개원식

지난 2008년 3월 5일 오후 3시 부산대 성학관 101호 세미나실. 국내 유일의 한의학전문대학원 개원식과 신입생 입학식이 열렸다. 그러나 한의전 원장은 없었다. 아직 선임이 안 됐기 때문이다. 부산대 총장과 외빈인 동의대 한의대 학장이 축사를 했다.

▲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출처=부산대 홈페이지)
#사례2. MEET 협의회 "한의전 참여 난색"

2009년 3월 19일 오후 5시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협의회(MEET/DEET 협의회) 총회장. 전국의 의·치의학전문대학원장들이 모인 이날 회의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의 가입 신청이 안건으로 올라왔으나, 사실상 거부를 의미하는 '보류' 결정이 나왔다.

굳이 한의전을 꼭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첫 시행된 MEET시험의 문항 개발에는 의과대학 교수들의 피와 땀이 묻어 있고, 엄청난 비용이 투입됐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MEET시험 개발을 위해 각 의학전문대학원들이 갹출해서 자금을 마련했고, 교육부도 약간의 재정 지원을 했다"며 "교육부 지식서비스인력과에서 지원한 액수만 따지면 18억 6000만원인데 전체 개발비용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EET/DEET시험의 저작권은 MEET/DEET협의회와 소속 대학들이 갖고 있고, 교육부도 많진 않지만 재정 지원을 했기 때문에 약간의 발언권이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의전원-한의전 중복합격자 이탈 등 갈등만 키워

"삼성 입사시험 SSAT는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자체 개발한 것이죠. 그런데 만약 다른 대기업이 신입사원을 선발하면서 SSAT 성적을 내라고 하면 삼성이 좋아하겠습니까?" 한의전에서 MEET 성적을 받는 데 대한 의료계 한 관계자의 비유다.

#사례3. 중복합격자 발생 "학생 빼앗겨"

올해 지방의 한 의학전문대학원은 합격자 3명(추정)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유는 부산대 한의전에 동시 합격했기 때문이다. 해당 의전원 관계자는 "부산대 한의전과 중복 합격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맞다"며 "하지만 몇 명인지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고 확인했다.

반대로 중복 합격자 가운데 한의전 대신 의전원을 선택한 경우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관계자는 "애초부터 의료계에서 한의전 설립에 반대했었는데, 결국 MEET시험도 갖다쓰고 학생도 빼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이 MEET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함에 따라 지원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MEET가 의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과 직접 관련되는 게 아니라 기초소양을 측정하는 것인 만큼 DEET와 비교했을 때도 통계학이 포함되느냐 포함되지 않느냐 등 일부 차이만 있을 뿐 유사한 면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해서는 별도로 DEET를 보게 하면서 한의전은 MEET로 대체하는 것은 시험체계상 맞지 않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  2009학년도에는 KEET를 실시하지 않으므로 MEET에 응시하여 획득한 영역별 점수를 KEET로 환산하여 인정함.
-언어추론 30%, 자연과학추론 Ⅰ 35%, 자연과학추론 Ⅱ 35%로 가중치를 두기로 함.

한의협도 MEET 대체는 반대

사실 부산대 한의전이 MEET 시험을 이용하고 싶어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전원과 달리 한의전은 아직 딱 한 곳만 있는데, 무엇보다 막대한 시험 개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산대 한의전은 한의학교육입문검사 개발을 위해 교육부로부터 2억원의 재정지원을 받았으나,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MEET/DEET협의회 가입을 신청하면서 이 금액을 내놓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부산대가 한의전을 유치한 것은 2006년 11월 22일이다. 이듬해인 2007년 2월 8일 발표된 신입생모집 기본계획에는 같은 해 8월 한의학교육입문검사(OMEET)를 실시해 10월에 입학원서를 받겠다고 했다. 그러나 넉달 뒤인 6월 21일 발표된 최종 모집요강에는 OMEET 대신 MEET 성적을 받는다고 변경했다.

당시 교육부는 "당초 OMEET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개발에 시간이 촉박한 데다 12억원의 비용이 드는 문제가 있고 현대의학과 한방 협진체제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MEET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한의계도 반발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당시 성명을 내고 "한의학의 육성·발전이라는 한의전 설립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MEET 대체시행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빠른 시일 내에 독자적인 OMEET 시행계획을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부산대 한의전은 이후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협의회에 회원으로 가입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한의학교육입문검사(KEET) 기초연구 공모를 했는데, 여태껏 별다른 성과는 없다.

지난해 한의전은 8월 5일 KEET 기초연구 공모를 발표하면서 같은 달 20일까지 접수한다고 했으나, 일주일 뒤인 27일 같은 내용의 공모를 또 내놨다.

"한의전 문제 일부 문항이라도 바꿔야"

교육부는 부산대 한의전이 홀로 한의학교육입문검사를 개발하기에는 비용이나 출제난이도 등을 감당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MEET나 DEET의 문제 출제나 관리는 MEET/DEET협의회에서 주관하고 있고 대학이나 대학원 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국가가 관할할 부분도 아니고 크게 가타부타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승적인 견지에서 의학계에서 한의전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협의해서 MEET/DEET 시험의 일부 문항만 달리 해서 한의전 입시시험에 활용하면 의전원과 한의전 중복합격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한의전 입시에도 MEET 시험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5월까지 입시요강을 결정해서 8월에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본격적인 한의학교육입문검사 개발 논의는 없기 때문이다.

<용어해설>
MEET : 의학교육입문검사
DEET : 치의학교육입문검사
OMEET /KEET : 한의학교육입문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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