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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보면 제약산업을 알 수 있다

의사를 보면 제약산업을 알 수 있다

  • Doctorsnews eak@kma.org
  • 승인 2009.04.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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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구(한국얀센 전무)
의사라는 직업은 의학을 전공하고 긴 수련기간을 이수하지 않고서는 직업을 수행할 수 없어 대체탄력성이 낮다. 그런데 의사라는 직업이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의사가 병원을 떠나면 할 일이 없다는 말도 참일까?

의사들끼리 수다를 나누다 보면 너무 많은 의사가 양산된 탓에 장차 의사들이 택시 운전을 할 날이 올 거라는 말을 하다가 씁쓸하게 웃고 끝난다. 의사들이 병원 일을 구하지 못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단순 노무직 밖에 없을까?

또 의사들 중에는 인재들이 의과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을 개탄하며 의사라는 직업은 중간 정도의 지능이면 충분하다는 개인 의견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개개인의 고유한 사례와 복잡다단한 문제에 직면해서, 기억 속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시행착오를 거치며 누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의 생명과 삶의 질을 좌우할 선택을 실시간으로 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지적 능력이 뒷받침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일반인이 듣기에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의사는 똑똑해야 한다. 그리고 똑똑한 의사들이 남아도는 것이 한국 사회에는 복이다. 병원 밖에서 일하는 의사의 숫자가 사회 발전의 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의학을 필요로 하는 사회의 분야가 부지기수로 널려있고 이런 분야에 의사들이 최적의 전문가로서 참여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병원 이외의 곳에서 일하는 의사들을 다 모아도 얇은 주소록 한 권 만들기 힘들다. 그 중 한 분야가 제약산업이다. 병이 없으면 약이 필요 없다. 사람이 병드는 현상에 대해 가장 할 말 많은 사람들이 의사이다보니 당연히 제약산업에서 의사들은 핵심인력이다.

실제 세계적인 제약 기업에는 많은 의사들이 약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십 년 전 십여 명 남짓한 분들이 제약 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백 명을 웃돈다.

그런데 이 대부분의 의사들이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질병의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의 꿈을 품고 있는, 그렇기에 더욱 더 의사들이 필요한 국내 제약 기업에는 거의 없다.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한국이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는 반증이다.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똑똑한 인재들이 의과대학을 들어오고, 졸업 후 보다 창조적인 일을 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 의지를 통해 얼마나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에 성공모델을 보더라도 그렇고, 정부가 제약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그렇다. 그리고 가장 희망적인 요소는 제약산업에 매력을 느끼고 스스로 참여한 백여 명의 의사들이 이미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분야에 정말 의지가 있다면 이 불씨가 불꽃을 넘어 화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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