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8건 모두 성공
장기이식 대기자 적체 해소 기대
기증자와 수혜자간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도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를 주고받는 이식수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과 신장이식팀은 지난해 말부터 올 3월까지 ABO혈액형 부적합 이식수술을 8건 시도해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 모두 거부반응이나 합병증없이 건강을 회복 중이라고 1일 밝혔다.
혈액형이 다른 장기의 이식은 혈액형이 같은 이식수술과 달리 이식 전 항체 형성억제제를 투여하고 혈장교환술을 하는 등의 추가과정이 필요하다.
간이식팀은 지난해 11월 말기 간경화와 간암으로 투병중인 A형 김모씨(남 40)에게 B형인 부인의 우측 간 일부와 A형인 뇌사자의 좌외분절 간 일부를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첫 2대1 간이식을 성공리에 마쳤다.
3월까지 혈액형 부적합 2대1 간이식 3건을 포함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7명 모두 거부반응이나 합병증없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B형 김모씨(여 36)에게 AB형인 언니(여 41)의 신장을 이식한 결과, 거부 반응이나 합병증이 없이 회복 중이다.
이승규 간이식팀장(외과)은 "간이식 대기자만 2700여명에, 신장이식 대기자 역시 7800여명으로 기증 장기는 크게 부족한 상태"라며 "혈액형 부적합 이식수술의 보편화는 기증 대상 장기의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종 신장이식팀장(외과)은 "일본 동경여대의 경우 신장이식의 약 20%가 혈액형 부적합 이식으로 안전성과 성공율 모두 혈액형이 같은 이식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며 부적합 이식술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송기원 교수(외과)는 매주 화요일 오후 ABO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클리닉을 개설해 장기이식이 필요하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상담한다.
이승규 간이식팀장은 1996년 2월 국내 최초로 ABO 혈액형 부적합 여성 환아(9)에게 생체 부분 간이식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