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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에 대한 새로운 결심

미혼모에 대한 새로운 결심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9.03.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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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현옥(경남 진주 권현옥산부인과 원장)

요즘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많아져 한국여자의사회가 미혼모돕기 자선음악회를 여는가 하면 여성단체들도 피임실패로 인한 유산 치료를 양성화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1살의 미혼모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를 낳는 과정을 보며, 아이 아빠도 없고 주위 가족이 원치 않는다해도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과 책임감이 충만하다면 아이를 낳는 것은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운명이려니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병원에 내원해 산전진찰을 받았던 미혼모가 예쁜 아기 사진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쓴 편지를 받은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부모가 원망스럽지 않고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외국으로 입양간 청년의 인터뷰를 듣고 난 뒤부터는 아예 미혼모의 의료복지에 앞장서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다.

엄마의 사랑이 있는 한 험난한 세상이지만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낫고, 또한 잘키울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준다면 미혼모의 출산 장려는 저출산율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산모와 아기의 인권을 존중하는 미래의 사회복지 사업이라 감히 주장하고 싶다.

만일 미혼모가 제대로 산전검사를 받지 않고 우울한 마음에 담배나 술을 가까이 함으로써 아기의 건강이 위협을 받게 된다 할 지라도 행복하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다.

엄마와 아기의 행복은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두 사람 만이 주고 받을 수 있는 큰 사랑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빠가 있든 없든, 아기가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엄마와 아이가 주고 받는 사랑의 행복은 신이 인간에게 준 제일 큰 선물일듯하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미혼모가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 차원에서 예방과 성교육을 실시하고, 자신의 삶과 몸에 생기는 어쩔수 없는 변화에 당황하거나 절망해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미혼모를 구해 치료해주자는 것이다.

남보다 일찍 산모가 되었다고 해서 죄인은 아니며, 태어날 아이는 생명의 존엄성과 평등성 차원에서 최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돼야 한다.

이때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이 제일 처음 만나는 의사들이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을 건넬 때 암울한 현실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도록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이다.

60세 이상의 노인에게 사회가 경로우대를 해주듯, 일반 산모든 미혼모 산모든 산모 우대정책을 펴야 한다. 아니, 오히려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미혼모에 대해 사회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미혼모를 권장하자는 것이 아니라, 미혼모의 인권을 보호하고 의료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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