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필수 예방접종사업 숨은 목적은 없을까?
시론 필수 예방접종사업 숨은 목적은 없을까?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9.03.02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필수 예방접종의 국가부담 확대사업과 관련해서 정부와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 간에 마찰음이 들리고 있다.

신생아나 소아에 대한 예방접종 사업은 예방보다 좋은 치료가 없다는 점에서 일선에 있는 의료인이든 정부 당국자든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예방을 강화함으로써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질병으로 인한 육체적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에는 노동력 상실과 치료에 드는 경제적 부담등 여러 사회적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래서 어느 국가든 질병에 대한 예방사업은 정부의 중점적 과제이며 현대 의학에서도 치료보다 예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추세이다. 따라서 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에서 이번의 필수 예방접종의 국가부담 확대사업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이 그 목적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범할 지 모르는 미숙함과 조급함이다. 숭고한 목적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숙함으로 인하여 그 본래의 뜻이 훼손되고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경우를 지금까지 의료계에서 종종 보아온 것을 우리는 의약 분업 사태등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효과적으로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서 하는 것이다. 예방접종 사업에 관하여는 일선에서 소아들에게 예방접종의 실무를 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의견이 중요한 것은 그런 연유때문이다.

소아청소년과에서는 그동안 수년째 줄기차게 예방접종 사업의 전액 무료 국가 지원을 주장해 왔는데 이번에 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이유로 30%만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환자의 부담으로 놓아 두려고 한다.
부족한 예산을 감안하여 일단 미흡한 대로 시행하고 차후 보완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언뜻 보면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필수 예방접종의 국가부담 확대사업과 관련해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은 55%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현재 70%대에 채 못미치는 소아 예방접종률을 95%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자 하는 취지라고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30% 정도의 비용 할인으로는 얻기 어려운 성과이기 때문에 다른 숨은 의도가 있다는 것이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주장이다.

단순히 정부가 목적하는대로 예방 접종률의 향상 때문이라면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대로 부족한 예산 범위 안에서 효과를 얻기 위하여 접용 대상 연령을 만 12세에서 만 4세로 낮추거나 접종 항목을 8개 항목에서 줄여 전액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미 발표한 정책이라는 이유로 굳이 8개 항목에 걸쳐 12세 이하 소아 모두를 대상으로 30% 지원이라는 불충분한 혜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정부는 바람직한 정책이고 이미 발표한 사안이므로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고 소아청소년과는 현재 일반 국민의 불만을 사고 있는 비급여 수가 항목인 예방접종에 대하여 정부의 30% 지원이라는 할인된 가격의 탈로 수가에 대한 하락을 조장하면서 비급여 수가에 대한 국가적 통제와 관리를 강화하고자 하는 숨은 목적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한마디도 논란의 핵심은 상호 불신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물론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우려는 정부의 의도를 의료계에 대하여 나쁜 방향으로 잘못 판단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의 모든 의료 정책이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진행된 전례를 볼 때 이런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우려가 반드시 기우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번 정책은 정부 당국자의 장담으로는 불과 수개월 길어야 1년 정도의 한시적 기간 동안에만 적용될 뿐이고 적용 연령 하향으로 얼마든지 예방접종률 향상이라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을 다른 이유로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정부가 국가의 의료에서 의료인이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는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일선 의사들의 의혹의 눈초리를 해소시켜 주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신뢰가 무너진 주된 책임은 의료 정책을 좌지우지 해온 정부에 있으며 따라서 신뢰 회복을 위한 주된 책임도 정부 쪽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신뢰 회복에 대한 노력이 없이 이번 정책이 참여할 병원만 참여해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그대로 진행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이리저리 왜곡된 의료계의 서글픈 현실에 또 하나의 상처를 추가하게 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국민 건강에 손해를 끼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진오비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심상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