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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의사-알아야 할 진실들

환자와 의사-알아야 할 진실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02.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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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구 지음/고병구내과의원 펴냄

'좋은 의사'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

갈수록 열악해지는 진료현실 앞에서 처음 맹세했던 히포크라테스의 꿈을 접어가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든 인간관계가 상호 신뢰에서부터 출발하듯 의사와 환자 관계 역시 특수한 라포를 형성해 간다. 그러나 이러한 신뢰가 흔들릴 때는 두 관계의 가장 근원적인 목표인 질병 치료에서부터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 겪지 않아도 될 많은 문제에 노출되기도 한다. 도움을 주고 받는 입장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가림막이 앞서는 모습이다. 각자의 입장만 강조될 때 두 관계의 간극은 영원히 좁혀지기 어려울지 모른다.

고병구 원장(부산 부산진구·고병구내과의원)이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교육용 책자를 펴냈다. 이번에 나온 <환자와 의사-알아야 할 진실들>은 진료실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상황가운데 한국 사회에서 의사의 위치를 되새기며 '최선의 진료'만이 '최고의 선'이 아닌 현실을 돌아본다.

의사는 어느새 사회로부터 배타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여론은 작은 오류를 크게 확대시키고 부도덕과 몰상식의 한계를 의사사회에서 찾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가장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할 진료실에서 조차 의사는 왜소해진다. 왜 그럴까?

저자는 대부분의 의사가 환자를 대하며 최선을 다한 정성스런 진료를 제공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지 어려워지는 의료현실과 각종 법·제도·규제 등 진료외적인 난맥상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에 천착한다. '우리' 주장만이 앞서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그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와 함께 음주·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환자가 궁금해하는 항생제·스테로이드제제 등 다양한 약에 대한 정보를 알기쉽게 정리했다. 각종 생활습관질환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고 소개한다.

동료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진료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충고,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잃지 말아야 할 신념, 변하는 세상에 몸을 의지하지 않고 버텨보는 순수한 열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스무해를 넘기며 대했던 많은 환자들 가운데 마음속 자리잡은 이들과의 추억에는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의사와 의학에 입문한 학생들이 가장 배워야 할 것은 '친절과 서비스' 보다 '겸손과 나누는 삶'이라는 당부도 가슴에 남는다.

2009년 어느날 저자의 진료실을 찾은 환자가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그 이는 분명 살아가면서 '좋은 의사'를 만나게 될 것 같다(☎051-897-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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