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는 왜 남자를 사랑했을까?
차이코프스키는 왜 남자를 사랑했을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02.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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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호아트홀 '니르바나 솔리스트 앙상블' 정기공연음악

한 음악가의 순탄치 못했던 삶과 상처 깊은 영혼은 그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작품을 통해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음악가의 감춰진 이야기와 굴절된 개인사를 통해 인간 내면의 흐름을 진단해 보는 음악회가 열린다.

'음악, 법의학자를 만나다'

문국진 고려대 명예교수

17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니르바나 솔리스트 앙상블'의 올해 첫 정기공연으로 마련된다. 법의학 권위자인 문국진 고려대 명예교수(학술원 정회원·사진)의 해설이 곁들여질 이번 공연 주제는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형식으로 연주 사이사이에 차이코프스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을 맡은 유정아 전 KBS 아나운서와 대담 형식으로 풀어간다. 차이코프스키를 주제로 한 이번 공연에 이어 모차르트(5월)·슈만(9월)·비제(12월)도 만날 수 있다.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을 품은 채 음악가의 길을 걸어온 차이코프스키는 1893년 54세로 세상을 뜨게 되는데 사인은 콜레라 감염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살설에 무게를 싣기도 하는데, 그 이유로는 '비창'에 대한 반응이 시원치 않은 것에 실망했다는 설과 다른 한가지는 당시 권세가였던 스텐복크 훼르모 공작 조카와의 동성애 관계가 알려지면서 강요된 자살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후자에 주목한다.

거장의 삶이 평탄치 않았던 것은 그가 열네살이 되던 해에 콜레라로 어머니를 잃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어머니를 따랐던 그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상실감과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결국 다른 여인을 가까이 하지 못한채 동성애에 빠져들게 된다. 안토니나 이바노브 밀류코바와의 결혼 역시 그녀가 동성애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마지못해 한 것이었다.

차이코프스키 인생에서 또 한 사람의 여인이었던 나데츠다 폰 메크 부인 역시 그를 14년 동안이나 후원하면서 막대한 금전적 비용을 지불했지만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들 사이에 오고간 편지만 1100통이 넘는다. 차이코프스키가 심각한 심리적 장애를 안고 있었다는 사실은 낯선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장애가 결국 차이코스프키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이번 공연은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의 행동이 자녀의 삶과 정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음악과 법의학자의 설명으로 느껴볼 수 있다. 의학도뿐만 아니라 정신과학이나 심리학에 관심 있는 음악애호가들에게는 음악과 함께 인간 본연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강형진(니르바나 솔리스트 앙상블 단장)과 김성희(피아노)·강효정(첼로)·김재일(바리톤)이 협연한다(☎02-718-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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