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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저자 허준은 오류…'편집자'

동의보감 저자 허준은 오류…'편집자'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9.01.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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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국민연대 주최 제2차 국제토론회…미국도 침구사보다 의사 선호

▲ 17일 의료일원화국민연대가 개최한 제2차 국제토론회의의 패널들. 오른쪽부터 이날 사회를 맡은 김한배 호남대 교수와 주제발표를 한 유용상 광주전남행복발전소 고문, 왕청 미국 재활의학 의사, 장궁야오 중국 중남대 교수, 소설가 김태연 씨. 의협신문 이현식기자

#1. 지난 2007년 10월 1일 중국 허베이성에서 한 중의사가 43세의 여성 환자에게 약을 처방했다. 이 환자는 그 약을 복용하고 사망했다. 중의사는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같은 약을 복용했으나 불행히도 그도 죽었다.

#2. 2003년 6월 한의학을 본격적으로 비판한 장편소설을 낸 소설가 김태연 씨는 작품 구상을 위해 허 준의 <동의보감>을 읽다가 '눈을 쏘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라고 알려진 허 준이 순수 창작물이 아니라 중국의 여러 의서들을 '편집'했을 뿐이라고 밝혀 놓았기 때문이다. 김태연 씨는 "시중 서점에 동의보감 번역본이 6권 나와 있는데 5권이 허 준 '저'라고 돼 있고 한 권만 '편찬'이라고 돼 있다"며 "선조의 왕명으로 고대 의서 13종을 위시해 남북조시대 이후 의서 70종 등을 정리한 '종합인용서'가 동의보감"이라고 말했다.

의료일원화를 추진하는 시민사회단체 의료일원화국민연대는 17일 서울 장충동 소재 만해NGO교육센터에서 한국·중국·미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양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제2차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소설가 김태연 씨는 "한의사들이 '허 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이라는 말을 자주 하니까 일반 국민들이 허 준이 동의보감을 쓴 것으로 오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재활의학과 의사로 활동 중인 왕청 박사는 "미국 의사들은 같은 환자를 다른 동양의학 시술자가 각각 보았을 때 서로 다른 진단을 내리는 것을 알게 된 후 매우 실망했으며, 병에 대한 과학적인 진단보다는 그럴듯한 '추측'을 했을 뿐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왕 박사는 또 보험회사가 침구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침술사는 질병을 진단할 줄 모르고, 통증 조절 효과가 늘 확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침술에 대한 수련을 받은 현대의학 의사에게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며 침구사에 대해선 갈수록 비용 지불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궁야오 중국 중남대 교수(과학철학)는 "중의학의 치료 효과는 과학적인 평가를 이겨낼 수 없다"며 "중의약과 중약을 국가의료시스템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용상 광주전남행복발전소 고문(대한의사협회 의료일원화특별위원장)은 "한국의 의료일원화 요구는 한의계의 완강한 저항과 정부의 통찰력 부재 상황에서 아직 고착상태"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유 고문은 '오늘날 가장 근거 없으면서도 가장 해악을 끼치는 요언은 바로 서양문명을 유물적인 것이라며 비웃고 동양문명을 정신적인 것이라며 숭상하는 행위'라고 말한 호적의 말을 인용하면서 의료일원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두번째로 열린 이날 의료일원화국민연대 국제세미나 행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활발히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은 방청석 참석자가 질문하는 모습.

한편 당초 이날 채택할 예정이었던 '의료일원화를 위한 시민행동강령'은 문구 조정 작업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의료일원화국민연대 관계자는 밝혔다(의료일원화국민연대 후원 문의 ☎062-223-0259 홈페이지 www.onemed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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