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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1:38 (금)
남다름으로 승부한다 <천안 이진소아과의원>

남다름으로 승부한다 <천안 이진소아과의원>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8.12.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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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경영 실천..병원이 즐거워진다!

소아과병원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공간이다. 사정없이 고막을 울리는 울음소리와 이리저리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 이들을 제지하려는 짜증섞인 엄마들의 잔소리까지. 여기에 진료대기시간까지 엿가락처럼 늘어지면 대책이 없다.

반면 역설적으로 아이들이 주고객층인 이유로 가장 즐거운 공간이 되려고 하고, 또 그래야 하는 곳도 바로 소아과병원이다.

▲ 뽀로로 인형과 아이들이 병원 내부에 마련된 스포츠카에서 놀고 있다.김선경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 중 청구건수로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이진소아과의원을 다시 방문한 건 2년여만. 그 사이 병원이 '또' 바뀌었다. 일단 전에 보지 못했던 스파이더맨을 문지기로 고용했다. 넓은 주차장과 놀이터도 새로 생겼다. 입구를 들어서자 때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뽀로로 인형이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사탕을 나눠주고 있다.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아이들과 엄마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대기실이 그렇다. 그러고보니 기존에 있던 벽 대신 새로운 진료실이 들어섰고, 소아과전문의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우리 병원은 어떻게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보다는 허구헌날 뭐 즐거운 일 없을까를 고민하는 게 일이에요. 뭘 하면 애들이 좋아할까? 뭘 하면 신나게 할 수 있을까? 매년 한 가지라도 새로운 변화를 주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죠. 즐거움은 곧 에너지니까요."

6년전 김한진 원장과 함께 이진소아과의원을 처음 연 이혜경 원장의 말이다. 굳이 매년 있는 굵직한 변화가 아니더라도 병원은 매달 열리는 아기자기한 이벤트들로 조용할 날이 없다.

올해 열린 크고 작은 행사들만 해도 사진 촬영 콘테스트·동화구연·연극 공연 등은 물론 어버이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카네이션 나눠주기·빼빼로데이 기념 빼빼로 나눠주기와 같은 각종 기념일 이벤트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진료실 옆에서 팝콘이 튀겨져 나오기도 하고, 멋진 스포츠카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는 병원은 더이상 어린이들에게 무서운 공간이 아니라 '유쾌한 놀이터'다.

"이벤트를 왜 하느냐구요? 사람들을 모으려는 게 아니라, 그날그날 병원을 찾아온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겁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이런 의미죠. 생각해보세요. 나 같아도 2시간씩 북적대는 곳에서 기다려야 하는 병원은 안 가고 싶거든요."

이혜경 원장이 강조하는 '펀(fun) 경영'은 비단 환자와 보호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펀경영이 성공하려면 우선 원장(오너)이 즐거워야 하고, 간호사(종사자)가 즐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소아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달에 한번 씩 열리는 세미나에선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기도 하고, 주식·부동산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열기도 한다. 진료 스케줄을 짤 때도 각자의 취미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공동 관심사가 많아야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말을 많이 주고 받아야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게 이 원장의 신념이다.

1. 정확한 병원 포지셔닝을 파악해라.
먼저 우리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고, 우리 병원의 위치와 역할을 파악하라. 신세대 맞벌이 인구가 많다면 야간 및 토·일요일 진료를 늘리고, 주변에 대학병원이 많다면 영유아 검진·알레르기 검사·영유아 식이 상담·학교 검진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식이다.

2. 기업형 병원이 되라.
기업은 반드시 이윤을 남긴다. 시스템을 만들고, 성과를 평가하고, 수익을 나누고, 인재를 기르고,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좋다. 또 모유수유아 선발대회 등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세금도 잘 내서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3. 문화행사를 열어라.
특히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지역사회 내 문화 행사가 부족하다. '병원이 뭘 그런 것까지'라는 생각은 버려라. 특별한 것이 아니더라도 환자와 보호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자주 열어라.

4. 병원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단순히 이름만이 아니라, 학술이든 경영 전략이든 실질적인 컨텐츠를 공유하라. 스스로 해답을 찾기 어려울 때 훌륭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진소아과의 경우 대전 조이소아병원·전주 미르소아병원·청주소아병원·경주 한빛소아병원·대구 한영한마음소아과·울산 동강병원·김해 연합소아과 등 전국의 내로라 하는 소아과들과 1년에 4번 계열병원 모임을 갖고 있다.

5. 동료를 사랑하고 배려해라.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힘들게 얻은 성공은 오래가지 않는다. 지역사회 병원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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