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심혈관계 임상연구 정리Ⅴ-심부전 진료패턴
2008 심혈관계 임상연구 정리Ⅴ-심부전 진료패턴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8.12.24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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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최 : 의협신문
  ▶ 일 시 : 2008년 12월 11일(목)
  ▶ 장 소 : 대한의사협회(사석홀)

올해는 그 어느때 보다 주목을 끈 심혈관계 임상연구들이 많이 쏟아졌다.
고혈압치료제 중 ARB제제가 최초로 ACE억제제와 비슷한 효과를 입증했고,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아도 스타틴을 먹었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공격적으로 혈당을 낮췄더니 오히려 사망률이 올라가 의문을 남겼고, 비타민E·C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지 못해 실망스럽게 했다. 

하지만 임상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나 데이터일 뿐,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일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의협신문>은 심혈관질환 전문가 5명과 내분비 전문가 1명을 초대, 올해 발표된 20개 심혈관계 임상연구 결과를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학자의 양심을 건 심층토론을 진행했다.

   1. 고혈압
   2. 고지혈증
   3. 당뇨
   4. 관상동맥질환
   5. 심부전


Ⅴ. 심부전

발표 : 강석민 교수(연세의대)

<CORONA>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을 사용했을 때 전체 사망률·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및 이환율을 낮출 수 있었다는 연구들에 근거해서 로수바스타틴 10mg과 위약의 심부전에 대한 효과를 비교한 이번 연구가 시작됐다.

대상자는 이미 기존의 최적 치료를 받고 있는 60세 이상 허혈성 심부전 환자들로, 박출계수(EF)가 40% 또는 35% 이하인 경우에만 포함됐다.

1차 연구목표를 보면 로수바스타틴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진행되기까지 걸린 시간을 위약대비 의미있게 연장시키지 못했다. 비치명적·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 등 허혈성 이벤트만을 따로 분석했을 때는 로수바스타틴군에서 좀더 효과가 있었다(p=0.05).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근육증상 및 효소상승 등 그동안 로수바스타틴의 부작용으로 지적됐던 문제점들이 나타나지 않아서 안전성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겠다.

이번 결과의 해석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는데, 연구자측은 대상 환자군의 연령(평균 연령 73세)이 높았고 이미 최적의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1차 연구목표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CORONA연구의 1차 연구 목표.

<GISSI-HF>
만성 신부전 환자 6975명을 오메가3 1g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다음,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지 않은 환자 4574명을 추려내 로수바스타틴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다시 무작위 배정한 2X2 설계 연구다.

허혈성 심부전(40%)과 비허혈성 심부전 환자를 모두 대상으로 했고, 이완성 심부전 환자도 약 10% 정도 포함됐다는 부분이 코로나 연구와의 차이다.

로수바스타틴은 1차 연구 목표에서 이전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인공심장박동기 삽입 경험·당뇨·성별·EKG 변화·ARB 사용 등의 변수를 보정하고도 사망률을 줄이지 못했다.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에 대해서도 두 군간 의미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2차 연구 목표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오메가3는 허혈성 심부전 환자가 절반 정도 되는 비슷한 특성의 환자군에서 여러 변수들을 보정한 뒤 사망률을 의미있게 줄였다. 보정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오메가3는 또 전체 사망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있게 줄였다.

오메가3는 항부정맥 작용을 통해 심근경색 이후의 부정맥성 이벤트를 줄여줌으로써 생존기간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부정맥성 이벤트는 줄여주지 못했지만, 부정맥성 이벤트로 인한 입원은 의미있게 감소시켰다. 안전성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I-PRESERVE>
전체 심부전 환자의 약 50%는 수축기 기능이 보존된 경우인데, 앞으로 고령 인구에서 고혈압이 늘어나면 수축기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이번 연구는 이베살탄(아프로벨)을 썼을 때 이런 환자들의 임상 경과를 개선해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연구 대상 환자는 60세 이상 심부전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었으며, 대부분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EF는 45% 이상이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2세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볼 수 있는 환자의 연령대와 비슷했다.

연구 시작 전 수축기 혈압은 이베살탄군이 137mmHg, 위약군이 136mmHg로 잘 조절되고 있었으며, BMI 지수를 볼 때 약간 비만인 환자들이었다. EKG상 좌심실비대가 보이는 경우는 전체의 30%에 불과했다.

연구 초기 두 군의 약물 복용 상태는 비슷했는데, 연구가 종료될 시점에는 레닌-안지오텐신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스피로노락톤·ACEI·베타차단제의 사용률이 현저하게 증가했다.

1차 연구 결과를 보면 사망·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률은 두 군 사이에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세부그룹 분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I-PRESERVE 연구의 1차 연구 목표.

<토 론>

스타틴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 박정배 교수(사회)
사회자 : 수축성 심부전이든 이완성 심부전이든, 심부전의 원인이 허혈성 심장질환이었다고 해도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다는 것으로 코로나 연구 결과를 이해해도 될까?

강석민 : 적은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철환 : 코로나 연구의 환자들은 심각한 관상동맥질환으로 여러 번의 심장 발작을 경험, 이와 같은 허혈성 손상으로 인해 심부전이 나타난 경우였다.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초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심장 발작으로 인해 더 큰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스타틴을 쓰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연구 결과가 부정적인 것은 의외다.

사회자 : 미국심장학회 가이드라인의 스타틴에 대한 권고는 심부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관상동맥질환을 줄이기 위한 목적 아니었나?

▲ 이철환 교수(울산의대)
이철환 : 허혈성 심부전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진행된 관상동맥 질환에 있다. EF가 30~40%로 경계에 있는 허혈성 심부전 환자에게 스타틴을 쓰는 것은 다음 심장 발작을 막아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석민 : 하지만 스타틴은 그 다음 발작과 관계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이환율을 감소시키지 못했다. 허혈성 이벤트는 줄여줄 수 있을 지 몰라도, 이미 구조적으로 진행된 심부전 환자에게 스타틴을 새로 처방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라고 본다.

이해영 : 코로나 연구의 대상 환자는 현실에서 만나는 환자들과 좀 다르다는 데 주목하고 싶다. 코로나 연구의 대상자들은 대부분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심부전을 앓고 있는데, 스타틴을 먹지 않고도 LDL-C가 100~130mg/dl 수준밖에 안 된다. 이런 환자들이 최적 치료를 받으면서 LDL-C는 높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지 못한 것 아닐까?

이철환 : 원래 예상대로라면 허혈성 심부전 환자의 절반이 심장 발작 재발로 사망하기 때문에 스타틴이 효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부정맥성 사망이 좀 많아서 연구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것 아닐까 싶다.

스타틴 다음에 쓸 심부전약은 무엇?

▲ 이해영 교수(서울의대)
이해영 : 일단 허혈성 심부전 환자에게 스타틴을 먼저 쓰게 되는데, 스타틴을 써도 고중성지방혈증 등 이상지혈증의 요소가 남아 있는 환자들이 꽤 있다. 국내 환자들처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오메가3가 좋을까? 아니면 파이브레이트나 나이아신제제가 좋을까?

이철환 : 중성지방 자체가 직접적으로 동맥경화증을 일으키지는 않으며, 단지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에서 나타날 법한 마커일 뿐이다.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이라면 파이브레이트를 써야겠지만, 200~500mg/dl은 스타틴으로 조절하는 게 적절하다. 파이브레이트는 임상연구 마다 결과에 차이가 있어서 동맥경화증을 줄여준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해영 : 스타틴으로 LDL-C를 목표 수준까지 낮췄는데도, 여전히 중성지방이 200mg/dl 수준이라면?

▲ 유순집 교수(가톨릭의대)
유순집 : LDL-C의 목표 수준을 달성했는데도 중성지방이 여전히 높다면 small dense LDL-C 수가 증가했다고 이해한다. 이미 LDL-C가 낮은데 스타틴의 용량을 계속 올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이철환 : 결국 그런 경우 치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치료를 하려면 임상연구를 통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파이브레이트의 효과를 확신하려면 스타틴을 기본적으로 투여하고 있는 환자에서 파이브레이트를 추가했을 때 추가적인 이익이 있는 지에 대한 임상 결과가 필요하다.

사회자 : 아이프리저브 연구의 경우에서 수축기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을 하나의 질병으로 보아야 하는 지도 의문이다. 애매한 질병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약물의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약물 자체가 효과적이지 못했던 것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 강석민 교수(연세의대)
강석민 : 그렇다. 그런 질환의 정의 자체가 모호한 게 사실이다. EF 역시 그 자체가 심장의 수축 능력을 대변하는 지표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계기로 '수축기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의 특성이 환자마다 다를 것이란 측면에서 이 질병의 실체를 되돌아보고 어떤 약제와 치료법이 적절할 것인지 재고해봐야 할 것 같다.

사회자 : 어쨌든 심부전 환자가 증상을 호소한다면 치료가 필요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강석민 : 일단 무작위 임상연구에서 효과가 밝혀진 치료법은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 외에 어떤 약이 좋은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다. 아이프리저브 연구에서 환자들의 혈압은 모두 정상이었다. 따라서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가 수축기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을 앓고 있다면 혈압을 조절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철환 : 베타차단제는 어떤가. 비슷한 환자군에서 다른 치료제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나?

이해영 : 심부전 환자는 심실이 혈액으로 채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베타차단제를 통해 심박수를 조절함으로써 이러한 시간을 확보해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강석민 : 베타차단제의 경우 심방세동 등 심박수가 빠른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심근 이완(lusitropic) 효과를 방해하여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스피로노락톤의 경우 현재 TOPCAT 연구가 진행중이며 2~3년내 결과가 나올 것 같다. ACEI의 경우 페린도프릴(아서틸)을 대상으로 한 PEP-CHF 연구가 있고, 베타차단제는 네비보롤을 대상으로 한 SENIORS 연구가 있다. 하지만 전체 사망률을 유의하게 줄이지는 못했다.

사회자 : 이완성 심부전에서 레닌-안지오텐신계·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수축성 심부전과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다음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질병에 대한 원인을 좀더 규명해야만 다음 치료법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이완성 심부전은 고혈압이 원인이 되기 때문에 혈압을 조절하면 우선 좋아질 것이다. 그 다음이 '운동'이 아닐까 한다. HF-ACTION 연구는 엄격하게 관리된 스케줄에 따라 운동했을 때 증상이 약간 좋아졌다. 아마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나온 연구 결과가 아닐까 싶다.

(김상현 교수는 응급 환자 진료를 위해 고지혈증 이후 진행된 토론에는 참여하지 못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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