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덕렬·서상원 삼성서울병원 기억장애클리닉 교수팀 연구결과
불면증·불안증·방향감각 상실 등 증상 유발…노인병학 국제저널 발표
붙이는 패치형 멀미약이 일시적 치매증상을 야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덕렬·서상원 성균관의대 교수팀(삼성서울병원 기억장애클리닉)은 2001∼2006년까지 삼성서울병원 기억장애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중 귀 뒤에 패치형 멀미약을 붙인 후 이상행동을 보인 7명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멀미약을 붙인 뒤 평균 11.7시간 후에 정신혼동·불면증·불안증·방향감각상실·착시·행동반복·보행장애·언어장애·망상·어지럼·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 교수팀의 연구는 국제 노인병학 유명저널인 <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게재됐다.
조사결과 7명중 4명은 비행기, 2명은 고속버스, 1명은 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패치형 멀미약을 붙인 후 일시적 치매증상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은 패치를 제거한 후에 수시간 내에 사라졌으나 두 개의 패치를 사용한 환자는 패치를 제거한 후에도 이틀간 지속된 경우도 있었다. 평균연령은 72세였으며, 모두 여성이었다. 이들 환자들은 과거에 한 번도 기억 및 인지장애로 인한 진료를 받은 경험이 없었다.
나 교수팀은 이러한 일시적 치매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패치형 멀미약에 포함된 스코폴라민이라는 약제로 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스코폴라민은 주의력과 학습에 관련된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는데, 보통 하나의 패치에는 스코폴라민이 1.5mg이 함유돼 있다.
서상원 교수는 "붙이는 멀미약이 여행 중에 일시적 치매증상을 일으키는 만큼 노년 여성들은 멀미약 선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자세한 검사 결과 이들은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비행기내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노인들은 패치형 멀미약을 붙이고 있는지 확인해 즉각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