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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만난 수미트

인도에서 만난 수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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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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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희(순천향대부천병원 전임강사)

인도에 휴가를 받아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저분한 거리와 쥐를 많이 보고 올 거라는 말을 했다. 비위생적인 것을 많이 보고 오겠다는 의학자다운 마음가짐으로 인도를 향했다. 후덥지근하고 약간 비릿한 냄새가 섞인 인도 국제공항에서의 첫 밤은 역시 예사롭지 않게 지저분할 거라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동안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던 가이드를 만났다. 수미트는 연휴 특집 프로그램에나 나올 것 같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인도인 가이드였다. 처음엔 한국말을 잘하는 것에 놀랐지만, 수미트와 함께 인도를 보면서 인도가 참으로 매력적인 나라라는 것을 알게돼 다시 한 번 놀랐다.

자신의 이름 수미트를 기억하기 힘들다면 '허수민'이라 부르라면서, 허 씨가 가야 김수로왕의 인도 부인 성이라서 한국식으로 만든 이름이라고 자신의 소개를 시작했다.

그는 인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인도인은 DNA와 RNA자체에 종교를 갖고 있다'고. 신들이 너무 많은 나라, 인도 곳곳 하나하나의 도시가 박물관이고, 또한 인도 도시 하나하나가 다른 나라처럼 이색적이라고도 했다. 그의 말처럼 인도는 가는 곳마다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인 나라였다. 하나의 도시 마다 마치 다른 세기를 사는 것 같았다. 16세기를 사는 것 같은 사람부터 21세기 첨단을 보여주는 델리의 외곽의 도로변의 모습까지 형형색색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인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종교의 gene을 가지고 태어나 종교 안에서 살고 있는 인도 사람들, 우리가 보는 더럽고 가난하고 '원 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이 투성인 나라라는 생각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한 바라나시로 향하는 야간 기차안과, 힘들게 먼지 속을 헤치며 릭샤를 타고 가서 본 노을 지는 갠지스 강의 화장의식, 비오는 새벽 강에서 목욕하는 인도 사람들의 편안한 모습에서 종교 안에 평생을 살아가면서 사랑과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하지만 수미트는 인도 사람들이 종교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디를 가나 널려있는(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는) 수십 개의 사원과 건축물, 여기저기의 과일과 음식들에 대해서 욕심을 부리지 못해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았다.

이제 그들이 종교에서 깨어나 종교에 대한 사랑을 물질적 가치들과 나눈다고 한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인구와 함께 세계의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자원과 유적들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풍요로운 인도를 발판으로 종교에서 남들보다 조금은 빨리 깨어나 성공하기 위해 준비 중인 한 인도 청년을 통해서 진정한 인도의 힘을 보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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