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의사 신변안전대책 시급하다"
시론 "의사 신변안전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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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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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수 (서울특별시병원회장·병협 부회장·서울대윤병원장)

최근 의료기관내에서의 의료인에 대한 폭행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인 방안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의료인에 대한 폭력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폭력으로부터 의료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비단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의사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사에 대한 신변안전 보장이 강조되는 것은 그렇게 되어야만  소신 진료 여건이 조성되고, 최선의 치료 결과가 얻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의료진과 환자가 협력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최근 의료에 대한 환자들의 권리 주장이 강해지고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무과실 입증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몇몇 판례도 과실(무과실)입증 책임을 환자측에서 의사측으로 전환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어 환자측의 주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 때문인지 의료기관 내에서의 환자나 보호자의 격렬한 행동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의료기관에서의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에는 환자에 의해 충남의대 모 교수가 피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비뇨기과 진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병원에서 처방 받아 투약한 약물의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 항의를 한데 이어 배상을 요구하던 끝에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교수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환자의 불만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매우 드문 경우라고 치부하고 넘어 가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가 있다. 이 사건으로 의료계나 의료인이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평소 연구와 진료에 여념이 없었던 의대 교수가 불의의 변을 당한 이 사건은 환자가 개인적인 진료불만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불법적,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한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의협 등 의료계는 즉각'환자 소신진료를 위한 근복적인 의사신변 안전책'을 추구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요지부동이다.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한 당국의 대처방안이 제시되지 않자 급기야 충남의대교수회와 전국의대교수협의회가 진료와 관련되어 벌어지는 불법적인 행동(폭력 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재차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필자는 지난 87년 병원을 오픈한 뒤 관할 지역의사회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는 자리에서 의권신장을 위해 의사의 신변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것을 지금까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같은 생각은 전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주장을 해야 하고,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신변보호가 안돼 있어 환자나 보호자의 폭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태에서 제대로 된 진료가 이뤄지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료분쟁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채 그에 대한 논의 조차 진전되지 못함에 따라 필자가 맡고 있는 서울시병원회에선 자구책으로 병원에서 의료인의 신변안전 등을 포함해 의료분쟁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얼마 전 손해보험사와 병원배상책임단체보험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협약이 기대한 만큼의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현재로서는 미지수지만 협약을 체결한 것 만큼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확신한다.

20년전 당시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이란 명칭으로 논의가 시작된 의료분쟁조정제도는 아직까지 의료계, 법조계 등의 의견 통일이 되자 않아 안개속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우선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진료 중인 의사를 폭행할 경우 가중처벌을 받게 해야 할 것이다.

운전 중인 버스기사를 폭행할 경우 다수 승객의 안전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특별가중처벌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에 대한 불법적인 폭력행위에 대해 눈 감고 있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된다.

진료과정에 있는 의료인에 대한 폭행은 의사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다. 의료인의 진료권과 환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의료기관내 폭력을 엄격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주목하기 바란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료법에 의사폭행처벌 규정을 신설 할 것을 제안한 것과, 전국의대교수협의회가 진료거부권 조항 및 진료방해죄 조항을 개정토록 정부에 건의한 시점에서 의사의 신변보장을 통한 바람직한 진료환경 조성이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의료계나 관계 당국 모두 재삼 인식해, 지혜를 모아 대책을 세우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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