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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4 09:10 (수)
"인권 보호 위해 의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인권 보호 위해 의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8.10.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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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차별에 의한 건강훼손 막아야 진정한 '건강'
'건강과 인권' 주제 16일 WMA 학술대회 개최

건강권은 인권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이며 모든 이들이 공평하고 충분한 건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의사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가 발표됐다. 기본적인 건강권 보장은 물론 사회적인 각종 차별도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요인이기 때문에 인권침해 예방을 위해서도 의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의사회(WMA) 총회 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과 강경화 UN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은 "정치적인 신념이나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어느 누구도 건강권과 인권침해를 받아서는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 명예회장은 '세계의사회의 인권 관련 노력과 향후 전망'을 통해 "WMA는 보건의료서비스를 차별없이 제공하는 것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탄압받거나 부당하게 인권침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인권보호를 위한 WMA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강경화 부판무관 역시 장애인과 개발도상국의 여성의 건강권 보호와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보건의료인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도국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에이즈 감염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보건의료와 관련한 정보접근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 5월 UN은 장애인 인권보호를 위한 국가간 협약을 체결해 장애인들이 공평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누리고 정당한 건강권과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국제적십자사의 허넌 레이즈 박사는 교도소 수감자에 대한 학대와 고문 등의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의사가 적극적 혹은 소극적으로도 수감자의 고문 등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동경선언(1975년) 준수를 강조했다.

레이즈 박사는 "고문 등에 대한 관여는 물론 수감자에게 고문 등이 가해졌을 때 이를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사람이 의사이므로 고문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WMA는 고문사실을 알린 의사를 보호하기 위한 공동 대응방안이 전제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크고시 렛라프 남아프리카공화국의사회 이사장은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이 재원을 제대로 분배하지 않아 환자들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 예산이 무기를 사는데 보다 의료서비스체계를 확충하는데 쓰일 수 있도록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영국의사회 비비엔 나타슨 박사는 노인 같은 취약계층이 공평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위협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는 발표들도 있었다. 피터 오리스 일리노이대 교수는 "광범위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많은 위협이 발생하고 있지만 인과 관계가 분명치 않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즈오 테츠카 일본의사회 법률고문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 발생을 두고 벌어진 소송을 사례 발표했다. 테츠카 고문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질환과의 역학 관계를 증명하는 부분에서 의사들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큰 주목받았다"고 밝혔다.

제프 블랙머 캐나다의사회 이사는 히포크라테스와 같이 오랜 세월 유지돼 온 의료윤리와 인권의 구별과 연계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인권이란 개념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최근에 생긴 것에 비해 의료윤리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고 말하고 하지만 최근 들어 의료윤리와 인권이 점차 융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화영 연세의대 교수는 의대 교육과정에서 인권교육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WHO가 건강의 개념을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한 안위로 정의한 이래 현대의학의 패러다임이 질병 중심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학 보건대에서 인권을 선택 과정으로 채택한 이후 인권을 의대 교과과정으로 가르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과 함께 의권 문제도 논의됐다. 클라리스 드롬 세계의사회 의권 고문은 "많은 나라 의사들이 불안정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세계의사회는 '긍정적 진료환경 캠페인' 통해 궁극적으로는 의사의 안정된 근무환경이 질높은 진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학술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멜라닌 사태와 같은 각종 보건의료적인 위험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간 협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WMA 총회는 그런 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WMA는 총회 기간 주최국의 제안에 따라 정한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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