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부산의대 교수 미국알코올리즘연구학회 발표
남성보다 덜 마셔도 대뇌 손상 더 커…여성 알콜중독 경종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적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대뇌손상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김성곤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정신과)는 최근 미국 워싱톤D.C.에서 열린 미국알코올리즘연구학회(RSA) 및 국제알코올리즘학회(ISBRA)에서 남성과 여성의 유전적인 특성의 차이 때문에 여성 알코올 중독이 더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한국인 여성 알코올리즘 환자의 알코올 대사관련 유전자 특성 연구보고를 통해 "남성들은 술이 취하지 않는 것을 즐기다가 중독되는 반면, 여성들은 취하는 것을 즐기다가 중독이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남성 알코올리즘 환자들은 술을 마시더라도 잘 취하지 않는 유전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여성 알코올리즘 환자들은 술이 간에서 잘 대사되지 않고 조금만 마셔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쉽게 올라갈 뿐만 아니라 대뇌에서도 술에 대해 쾌감을 더 많이 느끼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 덕분에 뇌와 같은 장기 손상정도가 더 심하고, 알코올리즘으로 더 빠르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술을 처음 마신 날로부터 알코올 중독으로 진행되거나 이로 인해 입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6년이나 짧았다"며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술을 적게 마셨음에도 대뇌 손상이 오히려 더 컸다는 것이 이러한 결과들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 20년간 남성 알코올리즘 환자는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3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여성은 경한 중독보다도 심한 중독이 더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여성 알코올리즘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의 발표내용은 <Japanese Journal of Alcohol Studies & Drug Dependence>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