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약물 지원 내성결핵 발생 우려
정부, 보건의료지원 관리체계 구축 및 기술자문단 검토
북한 내 가장 심각한 보건의료 문제로 꼽히는 '결핵' 문제와 관련 남한의 무분별한 결핵 치료 약물 지원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주최로 28일 열린 '북한 보건의료 개발지원 과제와 추진전략' 통일부 정책 세미나에서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팀 연구관은 "북한 결핵관리사업에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약물 내성 문제"라며 "먼저 북한 내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결핵관리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남한 지원 사업의 특성 상 정부·민간·국제기구 등 여러 단체가 산발적으로 북한 결핵관리사업을 벌이고 있는 데 비해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
결핵 관리는 세계보건기구와 새터민은 물론 북한 당국까지도 보건의료분야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꼽고 있다. 통일부 역시 최근 결핵관리사업을 정책사업으로 선정하고,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바 있다.
유원섭 을지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일반결핵의 경우 6개월간의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데, 결핵 약물 복용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약물만 공급할 경우 결핵은 낫지 않고 오히려 내성만 키우는 부작용이 날 수 있다"면서 "특히 내성결핵은 일반결핵 치료의 약 100배에 해당하는 치료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내성결핵 발생 억제를 위한 지원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간·정부 등 보건의료지원 단체 간 역할 분담 및 관리 체계 마련의 중요성이 집중 대두됐다.
최종균 보건복지가족부 국제협력담당관은 "통일부와 함께 전문가 협의를 통해 북한에 결핵치료제를 지원하는 단체에 결핵관리사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대석 통일부 인도지원과장 역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다른 분야보다 우선적으로 기술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지원 주체가 함께하는 워크숍을 매년 개최하고, 올해 연말부터 관련 DB를 구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