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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00주년 세계의사회와 함께 한다
의협 100주년 세계의사회와 함께 한다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8.07.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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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5일부터 나흘간 WMA 서울총회 개최
마드리드선언, 서울선언으로 재탄생 기대

세계의사회(WMA) 총회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1984년 일찌감치 세계의사회 수장을 배출한 대한의사협회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창립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WMA총회는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00년을 반추하고 앞으로 새로운 1세기를 준비하는데 기념비적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08년 100주년의 해에 서울에서 열리는 WMA 총회의 의미를 짚어보고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86개국 400여명의 참여속에 나흘간 진행되는 서울총회에서 어떤 의제들이 다루어지는지 살펴봤다.

 

 2004년 도쿄에서 열린 세계의사회 총회. 대한의사협회는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15일부터 나흘간 세계의사회 총회를 개최한다.

64년 제정된 헬싱키선언, 5차례 개정작업 거쳐 완성 눈앞

WMA는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헬싱키 선언은 한두번 들어봤을 만큼 헬싱키선언은 인체실험에 대한 규범으로 그 권위가  높다.

인체실험의 비인간적 비윤리적 행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세계의사회의 태동에 직접적인 동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의과학 연구와 관련한 윤리기준 및 지침의 제정은 WMA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와 일본에 이해 자행된 인체실험은 의사들이 윤리에 대한 책임의식에 눈뜨는데 영향을 미쳐 WMA는 창립 이후 국제적 윤리기준 및 지침을 마련하는데 애써왔다. 그 결과 54년 연구 및 실험자를 위한 원칙을 수립한 후 이를 바탕으로 64년 헬싱키 선언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후 의학 및 각종 임상실험의 발달에 따라  헬싱키선언은 제정 이후 5차례에 걸쳐 크고작은  개정을 거쳐왔다. 서울총회에서는 선언문 구조 자체를 완전 바꾸는 전면개정은 아니지만 불분명한 조항 수정 및 그동안 누락됐다는 지적을 받은 연구윤리를 추가하는 부분개정의 성격을 띠고 있다. 어린이 등 피실험자 보호에 대한 내용이 강화되고 본문내용과 주석에서 모순되는 부분도 바로 잡게 된다.

최근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실험과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연구윤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어서 헬싱키선언 개정작업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6년 황우석 박사의 연구윤리 위반 사건 때 헬싱키선언을 준수했는지 위반했는지 여부가 연일 보도되면서 귀에 익숙해진 바 있어 언론 및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총회에서 개정작업이 마무리돼 통과될 경우 선언문엔 '서울 총회에서 개정'이라는 문구가 영구 삽입된다.

의사의 직업적 자율성 규정한 마드리드선언, '서울선언'으로 재탄생

헬싱키선언과 함께 마드리드 선언은 WMA의 정체성을 가늠케 하는 가장 중요한 선언가운데 하나로서 '의사가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제3자로부터 어떠한 부당한 간섭이나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의사의 직업적 자율성과 임상적 독립성을 규정한 것이 핵심.

WMA는 1986년 '의사의 독립과 직업적 자유에 대한 선언'에 이어 이를 보완해 1987년 '직업적 자주성과 자율규제에 대한 마드리드 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이후 20여년간  변화된 의료계 현실과 의사들이 처한 상황을 보다 잘 반영하고 환자를 위해 의사의 임상적 독립성 유지의 중요성을 재천명하기 위해 2007년 개정을 결의돼 서울총회에서 통과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통과될 경우 '마드리드선언'이라는 옛 이름을 버리고 '서울선언'으로 명명하기로 의견일치를 본 상태다. 선언(declaration)은 WMA의 정책들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에 붙이는 분류명이어서 서울총회의 위상을 확실하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결의문' 통과 확정적  

2007년 아이슬랜드의사회가 제안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결의문이 이번 서울 총회에서 통과될 것이 확실시된다.

WMA는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자체를 완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사용을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로만 국한할 것과 인공수정의 목적으로 배양했으나 그런 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남은 여분의 배아만을 연구에 사용할 것과 연구를 위한 배아의 사용을 배아발달 후 첫 14일 이내 또는 원시선(primary streak)이 형성되기 전 기간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뜨거운 논란 예상되는 '보건의료인력간 권한(Task shifting) 이양'

Task shifting의 의미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보건의료인력 직업군 또는 개인이 그보다 낮은 수준의 교육배경과 지식을 가진 보건의료인력에 자신의 임무의 일부를 이양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의사가 간호사에게 혹은 중급의 의료인력에게 권한의 일부를 이양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 아프리카 처럼 보건의료인력이 부족한 곳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방편으로 시행하도록 캄팔라선언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한바 있는데 이 선언은 의사수가 부족한 지역에서 예외적인 수단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된 인력수급전략으로 파악하고 있어 보건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도 내재돼 있다.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의료비의 상승이나 재정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경우 보다 싼 방법으로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WMA는 WHO의 이런 움직임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지 않도록 제어하기 위해  Task shifting을 더욱 합리적으로 정의하고 WHO가 이를 받아들이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 2~3년간 가장 중요한 정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은 의사영역 침해사항이나 인력간 권한의 충돌 부분에 대한 조사서를 WMA에 제출하는등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해 현재 미국·이스라엘·노르웨이·아이슬랜드의사회와 함께 실무그룹에 소속돼 있다.

이번 서울총회에서는 실무그룹의 향후 활동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인데 민감한 의제인 만큼 뜨거운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총회 '건강'과 '인권'을 논한다

10월16일 열리는 '건강과 인권' 심포지엄은 지난 5월 이사회때 의협이 제안해 채택된 주제.

강경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이 'UN의 관점에서 본 건강과 인권',문태준 세계의사회 서울 총회 공동위원장(WMA태평양지역 이사)이 '세계의사회의 인권 관련 활동 및 향후 과제' 기조연설을 하게 되며, 사회적 관점에서 수감자 및 구류자의 건강과 인권·빈곤과 건강이 조망되며, 환경 및 의료윤리의 측면에서도 인권문제가 다루어진다.

건강과 인권이라는 주제는 WMA의 정책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어서 각국 대표단도 많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특히 이 주제는 대한의사협회가 제안해 채택된 것으로 개별 국가에서는 아직 관심권에 들어있지 않은 인권 문제에 의사협회가 앞장서 문제제기 및 해결책을 논의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서울총회 및 의협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반국민들도 눈여겨볼 의제는?

전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으로 의한 사망의 25%는 고혈압에 의한 것이며 과도한 염분섭취가 고혈압 발생및 악화에 영향에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제시되면서 WMA는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외식 등의 염분함량을 단계적으로 절감하는 전략을 수립·실천하는데 각국의 의사회가 앞장서 적극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수은으로 인한 피해를 절감하도록 의료분야에서도 온도계, 혈압계, 위장 튜브, 자동온도조절장치 등을 수은이 함유되지 않는 제품으로 대체하는 노력과 함께 어린이 및 임산부의 생선섭취 관련 권고사항 등에 대한 성명발표도 예상된다.  

 

WMA내 kma의 위상은?

의사협회가 WMA에 가입한 것은 49년 7월로 WMA창립 2년의 일이다. 윤일선 당시 의협회장이 1949년 7월 12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암학회에 참석하는 길에 미국에 들러 WMA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비교적 일찍 가입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한동안 단절됐으며, 60년대 이르러서야 정상적인 관계를 맺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최초로 투표권을 행사한 것은 77년 아일랜드 더블린 총회로 나와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상황이니 의협의 규모상 국제교류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그러나  1985년을 전후 WMA내에서의 대한의사협회의 위상은 큰 전기를 맞는다.문태준 명예회장이 1985년 세계의사회장에 취임하면서 WMA에서 주요 리더국으로 부상한 것이다.1997년~2003년 태평양지역 이사국(부의장국)으로 일했으며, 2007년부터 태평양지역 이사국으로 재선출됐다.

특히 의협은 '보건의료인간 권한이양(Task-shifting)'과 '환경' 분야의 실무그룹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호주와 함께 가장 중요한 활동을 펼치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는 김재정·한광수 전 회장의 구속과 관련 WMA가 2번의 항의서한을 보내 의사협회의 입장을 지지하는등 단단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세계의사회  톺아보기

WMA의 탄생 WMA는  세계2차대전이 끝난 후 1947년 27개국 대표가 파리에 모여 첫번째 총회를 하면서 발족했다. 창립당시엔 유럽지역의 의사회장이 주축이 돼 설립됐으나 현재는 86개 나라가 정회원으로 가입, 명실상부 국제민간의사중앙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나? WMA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의과학 연구와 관련한 윤리기준 및 지침 마련이다. 이밖에도 의사의 자주성과 권리보호, 의사의 의료행위,의학교육·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국제적 기준 마련도 주요 목적으로  안락사·고문· 장기이식 등 사회적인 문제, 환자의 안전 및 권리문제 등 전세계적 또는 지역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들에 대한 각국 의사회가 준수할 지침 제정활동을 하고 있다.   

회비납부방식? WMA는 UN와 같이 각 회원국이 회비 규모를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  회비 규모는 각 회원국이 신고하는 회원수의 형태로 반영되는데, OECD에서 구분하는 경제력별 국가 분류에 따라 A·B·C·D 로 나누며 이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D가 가장 높은 경제력 보유 국가군으로 우리나라도 D국가군에 속한다. 의협은 현재 1만5000명분(3만유로)을 납부하고 있다. 한편 2008년 현재 가장 많은 회비를 내고 있는 국가는 일본, 2위는 미국이다.

투표권 책정 및 행사방식? 신고 회원 1만명 단위로 1표를 부여하는데 각종 정책 및 의사결정 과정(회장 선거 등)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의협은 1만5000명분을 납부해 2표의 투표권을 갖고 있다. 투표권 행사방식이 다소 독특한데 세계의사회의 주요결정들, 이를테면 선언·결의 등을 결정하기 위해 행사할 때는 한 국가에 부여된 투표권을 나누어  행사하지 못하는 방식이지만 회장 선출 땐 같은 국가의 투표권이라도 분리해서 행사할 수 있다.

회장 선출과 임기  회장은 매년 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선출되면 1년 동안은 차기 회장으로 활동하고 다음 해 총회에서 회장으로 취임하는데 회장 임기가 끝난 뒤에도 1년 간 직전 회장으로 WMA의 공식 일정에 참여하게 되므로, 3년 동안 집행부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회장· 직전회장· 차기회장은 WMA의 대표로서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투표권은 별도로 행사하지 않는다.

선언·결의·성명의 차이 WMA에서 발표되는 것들을 눈여겨보면 선언·결의·성명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다. 그 차이는 중요도의 차이. 즉 윤리문제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사안은 선언(Declaration), 그 다음 중요도를 갖고 각 회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은 결의(Resolution), 그 외 각종 의료윤리· 의료사회문제에 대한 대외용 입장표명은 성명(Statement)으로 구분해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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