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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웃을 수 있기를…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웃을 수 있기를…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7.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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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해 원장(명동성모안과)

김동해 원장과의 인터뷰가 정해진 후에도 만나기 전까지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인터뷰 약속을 하기 무섭게 몽골로 떠난 상태였다.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39차 Free Eye Camp에 다녀온 직후에야 김동해 원장과 마주할 수 있었다.

▲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Free Eye Camp'.
봉사의 참 의미 실천을 위해 전문화된 봉사 꿈꿔
김동해 원장은 1991년 공보의 시절 의료 봉사와 인연을 맺게 된다. 음성 꽃동네 공보의 근무를 자청해서 나섰다. 시작할 당시만 해도 1년만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꽃동네의 무엇이 김동해 원장의 발목을 잡았는지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3년을 꽃동네에서 근무하게 됐다.  

"봉사를 업으로 삼는 수사님들, 수녀님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느껴지는 게 많았어요. 봉사자 중에 종교로 귀의하신 분들도 제법 있으셨어요. 그분들의 삶이 주는 울림을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감동 이상의 것을 주는 것이 있습니다."

김동해 원장이 안과 질환에 전문화된 봉사를 위해 1999년 설립한 'Vision Care Service(이하 VCS)'의 첫 활동도 꽃동네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김동해 원장과 VCS의 봉사는 자연스럽게 해외에 집중되고 있다. 김동해 원장은 2002년 9월 파키스탄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 의료봉사를 이끌고 있다. 김동해 원장은 안과질환에 집중된 의료봉사를 'Free Eye Camp(이하 FEC)'라고 이름 지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웃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모토는 의료봉사를 시작한 몇 년 전부터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FEC를 위해서는 몇 달 전부터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캠프가 진행될 나라와 일정을 정하고, 봉사자를 모집하고, 현지 협력병원을 정해 환자를 모집한다.

봉사자들은 출발하기 전에 3~5차례 사전 모임을 갖고 철저한 교육도 이루어진다. 약품과 각종 수술 장비를 가지고 움직여야 하기에 통관 문제도 꼼꼼하게 체크한다. 봉사라는 이름이 준비되지 않음을 용서하지는 않는다고 믿기에 철저한 준비로 서울과 동일한 진료를 몽골에서도, 인도에서도, 케냐에서도 펼치고 있다. 전문적인 의료봉사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이처럼 준비할 것도 많고, 현장에서 생기는 급작스러운 상황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김동해 원장은 수박 겉핥기 식의 봉사문화는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때 진정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당사자들도 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누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야
안과 전문의, 고수익을 올리는 대표적인 직업이다. 봉사로 인해 개인적인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 아쉽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동해 원장은 서슴없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 거라고 말한다. 의외의 답에 잠시 당황했지만, 오해는 금새 사라졌다.

"봉사도 조건이 만들어져야 가능해요. 제가 가진 능력만큼 부지런히 일해서 봉사를 통해 제대로 써야지요. 진정한 봉사는 자신의 월급과 시간을 쪼개서 나누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많은 일을 하려면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해서 많이 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닐까요?"

김동해 원장이 작년 기업 후원을 받으면서 그간 개인 비용을 사용한 것을 정리해보니 5억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그 비용을 혼자 다 부담했다니 김동해 원장도, 그 가족도 정말이지 대단해보인다. 하지만 한 달에 한번 일주일씩 10명에서 20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의료봉사를 나가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개인 비용으로는 한계에 달했다. 개인적인 후원자도 있고, 헌신적인 봉사자들이 있지만 비용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목표가 있으면 길이 생긴다고 하지 않았던가. 작년에는 VCS 최초로 기업 후원이 이어졌다. 기업차원으로 에이즈와 시각장애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SC은행과 파키스탄 현지에서 인연을 맺을 LG 전자가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업과의 제휴가 성사되면서 봉사를 마음껏 계획하고 제대로 이끌 수 있게 되어 한시름 놓게 됐다.

도움이 절실한 곳이 우선시되어야
김동해 원장은 국내에서도 외국인 근로자, 노숙인,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안과 질환 지원을 하고 있지만, 좀더 애정을 가진 것은 해외봉사활동이다. 왜 국외 현실에 더 관심을 두느냐는 질문에 그곳에 도움이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고 망설임 없이 말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잘 이뤄져 있어 돈이 없어 치료를 못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국가에서는 간단한 시술을 받지 못해 시력을 잃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흔하다. 30분 남짓 간단한 수술이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백내장을 치료하지 못하는 이들은, 나이 들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여길 정도다.

전 세계에는 5초마다 한 명씩 실명하고 1분마다 어린이 한 명이 실명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중의 66%는 수술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실명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시작한 FEC는 캄보디아로, 라오스로, 이집트, 케냐, 인도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FEC가 방문 국가를 확대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한번 찾은 곳은 매년 꾸준히 찾자는 김동해 원장의 원칙을 지키자면 국가가 늘어나는 것은 FEC의 횟수와 기간이 그만큼 증가한다는 것을 말한다.

김동해 원장은 39번의 FEC를 이끌어 오면서 힘들고 피곤하지만 현장에서 만났던 환자들을 생각하면 설레는 마음으로 또 다음 FEC를 기다리게 된다고 말한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통하는 마음은 언제나 감동으로 기억된다. 하루 수 십 명이 수술로 시력을 되찾는 기쁨의 순간은 직접 보지 않고는 전할 방법이 없다.

김동해 원장은 FEC를 통해 지금껏 3000여 명의 백내장 및 어린이 사시 수술을 진행했고, 2만 여명의 안과 진료를 해왔다.

그가 접한 기쁨의 가짓수는 쉬 세어지지 않는다.

김동해 원장은 시간이 지나도 처음 이 일을 시작하던 그 마음처럼만 일하고 싶단다. 머리가 하얗게 된 후에도 수 십 년간 봉사를 이어온 봉사의 삶을 사신 분들처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삶을 지키고 싶은 것이 욕심이라면 욕심이란다. 김동해 원장은 봉사의 종합상사는 바라지 않는다. 안과치료에만 집중한 꾸준한 활동, 그리하여 보다 많은 이들에게 보는 기쁨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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