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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사 닥터 지오(geo)…합기도에 반하다
지구의사 닥터 지오(geo)…합기도에 반하다
  • 편만섭 기자 pyunms@kma.org
  • 승인 2008.06.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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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인 원장(대구·두신경과)
합기도를 배우게 된 동기가 재미있다. 불량배들이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일이 많아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레지던트 4년차 때부터 배웠는데 이제는 3단이 됐고, 대구합기도협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전공의 때는 1주일에 사흘 정도 도장에 나갔고, 그 이후로는 일주일에 한 번 내지 한 달에 두 번 정도 꾸준히 나갔다고. "아주대병원 전공의로 있을 때 다닌 도장이 대한합기도협회에 속한 도장이었습니다. 그 후 근무지를 옮겨서도 계속 대한합기도협회에 속한 도장에 다녔습니다. 수원에서 1단, 부산에서 2단, 대구에서 3단을 땄습니다"  1단과 2단은 대한합기도협회·3단은 한민족합기도무술협회에서 땄다. 합기도에 홀딱 빠져 지내다 보니 대구시합기도연합회의 부회장직을 맡게 됐고, 얼마전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대구시합기도협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물어 보았다.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호신술 교실을 개설해서 범죄예방을 하고 합기도도 홍보하겠습니다. 합기도 용어와 동작들을 통일해 합기도 교과서를 만드는 일도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서 한 원장은 경북대병원 영상진단학과 교수이면서 합기도를 10년간 수련한 강덕식 교수가 올해 대구시합기도협회 학술위원직책을 맡으면서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귀뜸했다. "합기도 4단이 되면 자신의 도장을 차릴 수가 있다"고 소개한 한 원장은 "합기도는 실용적이면서 운동도 되고 호신술도 된다"고 자랑 일색이다. "합기도는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입니다. 합기도 동작은 구르거나 낙법으로 떨어지는 동작이 많습니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앉거나 서서 일하다 보면 퇴근 무렵엔 척추의 추간판이 납작해져서 수분이 다 빠진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운동을 한답시고 런닝머신에서 뛰거나  골프 스윙을 하거나 헬스장에서 중력운동을 하면, 추간판은 더 압박을 받아서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게 됩니다" 척추를 위해서라도 합기도를 해야 한다며 침이 마르도록 예찬론을 폈다.

합기도 전도사가 돼버린 한병인 원장의 아호는 지오. 한문으로 地午· 영어로는 Geo다. '지구를 마음의 중심에 둔다'는 뜻이라나.

아호에 걸맞게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또한 남다르다.

"합기도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운동입니다. 골프나 등산을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물질을 많이 만들어 내는지"  

한 원장의 장기는  합기도 뿐만이 아니다. 초상화도 그리고 바이올린도 연주한다. 특히 '5분 초상화'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했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다 말고 장기가 발동했다. 연필을 잡자마자 단 2∼3분만에 뚝딱 초상화 한장을 그려 건네준다.

대구합기도협회장직을 맡은 한 원장이 해야 할 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서로가 정통이라며 반목과 질시를 하고 있는 각 유파를 하나로 통일시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일. 한 원장은 이를 위해 우선 전국에 흩어져 있던 여러 협회들을 한데 아우르는 작업을 벌여 나갈 생각이다. 다양한 용어와 승단 심사기준을 통일시키는 일도 앞장 서 추진하겠단다.

한 원장은 그러면서 "나이와 경험이 적어 어떨지 모르겠다"고 큰 걱정이다. 합기도가 국내외에 널리 보급돼 여러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한 원장의 꿈이 이뤄질지 두고 볼 일이다.
 

<Tip> 합기도는 약 3000년 전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체술로 동양의학에서 다루는 신체의 경락까지도 언급돼 있는 점으로 미뤄 볼 때 매우 짜임새 있는 무술이었음을 알 수 있다. 후일 불교의 전파와 함께 수도승의 호신술로 비전돼 오다 중국 소림사 권법이 달마에 의해 한창 빛을 발할 무렵 같은 유권술로 크게 융성했다.

국내에 합기도가 정리된 모습으로 등장한 것은 8·15 광복 후 최용술이 귀국한 다음부터. 최용술은 일본에서 '대동류합기유술'에 택견의 발차기를 가미해 '합기유권술'을 만든 것이 한국 합기도의 시작이다.

그후 도주 최용술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유파가 생겨나면서 반목하는 일이 많아졌고 명칭도 각양각색으로 통용돼 오고 있다. 현재 문화관광부의 허가를 받은 합기도 단체만도 한국정통합기도협회·대한전통합기도협회·한국합기도연맹·대한합기도협회·생활체육합기도협회·한민족합기도무술협회 등 무려 20여개 법인에 이르고 있다. 최근 여러개의 합기도협회가 합쳐져 국민생활체육협회에 소속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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