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11:38 (금)
연대사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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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1.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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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7만 의사회원 여러분.

그리고 오늘 뙤약볕이 내려 쬐이는 과천 광장에 한마음 한뜻으로 꽉 메운 선후배 동료 의사 여러분.

어찌하여 의사들이 이 지경까지 되어 버렸는지를 생각하니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울분으로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누가, 왜, 평생 진료밖에 모르던 의사들을 이렇게 투쟁의 광장으로 내몰고 있습니까? DJ 정권입니까? 김원길 복지부 장관입니까?

우리는 지난해 일치단결 하여 힘겹고 긴 투쟁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불만족스러웠으나, 그래도 의사의 자세로 돌아와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하여 열심히 진료를 하면서 의약분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일 년간 전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한 준비 안된 강제 의약분업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완전히 실패하였습니다. 대통령도 수차례 실패를 인정하였고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준비 안된 의약분업의 명확한 실패를 법적으로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실패의 책임이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의사에 전가하며 악의적인 수단으로 의사를 탄압, 의사 노예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의료의 '의'자도 모르는 국회의원이 의료법을 개악을 시도하고, 복지부 장관은 앞에서 의약정 협의를 하면서 뒤에서는 의사의 뒤통수를 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가 하는 짓입니까?

준비 안된 의약분업을 강행하여 국가적 혼란과 국민적 불안을 일으킨 책임자를, 국정조사를 통하여 그 책임을 명명 백백하게 밝혀 반드시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국가적 위기를 초래게 한 책임자가 기껏 복지부 실무자 몇 명 뿐이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정부는 작년 의료계의 강력한 의권 투쟁시, 대통령과 야당총재의 긴급회담, 이한동 국무총리 주제 하에서 관계 부처장관회의는 물론 청와대와 고위 당정회의를 수 차례 하면서 대책을 논의하고 또한 국무총리는 TV에 출현하여 의약분업 파행을 책임지고 마무리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였습니다. 이렇게 하고도 책임질 사람이 실무과장 몇 사람 뿐이라는 말입니까? 이것이 이정권을 이끌어 가는 정치가들의 윤리이고 도덕성 입니까?

우리가 그렇게 선보완 후실시를 외쳤습니다만 준비 안된 의약분업은 강제로 실시되었고 결국 실패하였습니다. 또 의보재정은 부도가 나 버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이 의보 재정 파탄 원인은 총체적인 의료정책의 실패에 기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의료보험 숫가 인상과 의사들의 허위, 부당청구에 기인한 것으로 몰아 부치며 의사를 도둑놈, 파렴치한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의사들은 허위, 부당청구를 상습적으로 하는 파렴치한 좀도둑이 되어, 환자를 진료하면서 환자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집안 아이들과 9시 뉴스를 보면서 곤혹스러움을 느끼는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어야 했습니다. 전 국민이 우리의사를 고발하는 현상 붙은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7만 의사 여러분!

정부는 전 국민을 상대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의사와 환자간의 불신을 조장시키는 무지막지한 수진자 조회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양식을 가진 정치인들이라면 생각 할 수도 없는 짓입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가 없다면 인술은 말할 것도 없고, 치료도 없습니다. 이 정부가 의료에 대해 기본적인 소양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런 무식하고 막가파식 정책을 시행하지는 못합니다.

정부는 물론, 일부 시민단체, 어용언론은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망가뜨리는 못된 행동을 서슴치 않고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가만히 두고 보아야 합니까?

그러나 수진자 조회 결과 대한 민국 의사는 어느 직능, 직업군보다 더 양심적이었다는 것이 판명 되었습니다.

여러분! 선비의 눈에는 선비가 보이고 도둑놈의 눈에는 모두가 도둑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선 후배 의사 여러분!

이번 복지부가 발표한 부도난 의보재정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보십시오.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 의사들의 고유한 진료권을 침해하고 일방적인 희생 만을 강요한 편법과 땜질식 처방에 불과 합니다. 대책이라 하지 말고 차라리 의사 죽이기라 하는게 옳은 표현입니다.

건실한 의료제도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도 없이, 모든 대책이 내년으로 다가온 선거를 의식하여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결국 건강보험자체가 붕괴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각오하고 의사 죽이려는 정부의 대책을 거부합니다.

여러분, 이미 의약분업은 실패가 증명되었고 의보재정은 파탄이 나버렸고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의사 죽이기에 불과합니다. 복지부의 대책들은 그들이 금과옥조같이 여기던 의약분업의 근본을 훼손하고 있으며, 졸속으로 시행한 의약분업은 정부에의해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현 의약분업은 그 수명을 다했습니다. 이제 국민에게 더 편리하고, 의보재정 절감이 크게 기대되는 의약분업으로 전면 재검토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미 정치권과 언론에서 주장하고 있는 분업제도로서, 의료 선진국 일본에서 시행 중인 국민 선택 분업을 요구합니다. 국민들에게 조제 선택권을 주고, 1년간 약 2조원의 보험재정 절감이 추정되는 국민선택분업으로 정책 전환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 생각합니다. 이 제도를 시범 실시 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존경하는 의사 회원 여러분!

우리는 더 이상 희롱 당하거나 매도 당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정부의 의사노예가 되어서도 안됩니다. 수술 칼을 다시 꺼내 썩어 문드러진 환부를 깨끗이 도려 내는 투쟁을 시작합시다. 우리는 지난해처럼 분연히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명예를 되찾고 땅에 떨어진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합시다. 우리 젊은 후배의사들이 마음놓고 교과서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듭시다.

자랑스러운 젊은의사 여러분!

이제 흐트러진 의협을 다시 추스려 세우고 개혁해서 강한 의협을 만듭시다. 젊고 개혁적인 의사들에게 동원령을 내립시다. 그래서 새로운 투쟁군단을 만듭시다. 전쟁에는 전우애가 없으면 오직 패배 뿐입니다. 모든 의사들이 가슴 열고 선^후배 손을 잡고 일치 단결합시다. 대동단결만이 우리들의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방방곡곡 가믄 이땅에 흠뻑 단비를 내려주소서!

모든 국민들이 건강하고 복되게 사는 나라가 되게 해주소서 복된 나라가 되는데 의사들이 자기의 할 일을 다 할 수 있게 해주소서. 또 의사들이 신이나서 서로 손을 잡고 웃으면서 즐겁게 이 일을 하게 해주소서. 모든 사람이 이 나라에서 꼭 살고 싶은 나라가 되게 하소서. 천지신명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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