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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호영 의협 의과학상 대상 수상자

[인터뷰] 송호영 의협 의과학상 대상 수상자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8.05.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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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하게, 더 쉽게, 더 싸게" 오늘도 연구중
'팽창형금속스텐트 개발' 새 치료이론 제시
세계일류상품 인증·500만 달러 수출 쾌거

▲ 송호영 울산의대 교수

"이 상은 '사람의 향기 나는 초일류영상의학과'의 비전을 위해 1989년부터 2017년까지의 장단기 계획을 세워 정진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라는 공동체가 이룩한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에는 젊고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죠."

2일 의협 창립 100주년 기념 종합학술대회에서 제2회 의협 의과학상 대상을 받은 송호영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는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인터벤션섹션의 다섯 명의 교수들과 공동체에 초빙해 주신 오용호 교수,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고비마다 용기를 잃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 준 임태환 교수가 힘이 됐다"면서 "까다로운 완벽주의 성격을 잘 견디면서 같이 노력해 온 연구원·전공의·S&G biotech·태웅주식회사 직원들과도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송 교수에게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팽창성금속스텐트 연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미 각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혈관 및 담도에 발생하는 양성 또는 악성 협착증을 치료하기 위해 팽창성금속스텐트에 관한 연구가 활발했습니다. 팽창성금속스텐트는 협착부위에 장치하기 간편하고, 개복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종양에 의한 악성협착의 경우 암세포가 스텐트 세선 사이로 뚫고 들어와 스텐트의 내강을 쉽게 막기 때문에 장기적인 효과가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송 교수는 협착 문제로 다른 연구자들이 동맥경화증 등의 양성협착으로 눈을 돌릴 때 악성협착 분야에 주목했다. 기존의 지안투코스텐트를 변형시킨 피복된 팽창성스텐트를 제작해 동물실험을 한 결과 식도에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고, 음식을 삼킬 수 없는 식도암 환자 8명에게 팽창형스텐트를 삽입한 결과 음식섭취가 용이하게 됐으며, 시술에 의한 식도파열 및 사망률도 0%로 낮출 수 있었다.

"당시 식도암에 의한 악성협착증에는 튜브형태가 사용되고 있었는데 삽입관의 직경이 25mm여서 전신마취 하에서만 가능했고, 식도파열률이 8∼20%에 달해 사망률이 높았습니다."

송 교수는 팽창형금속스텐트의 재질을 스테인리스에서 형상기억합금인 니티놀로, 피복물질을 실리콘에서 폴리우레탄과 PTFE로 개선했다. 시술 영역도 식도에서 위장관·눈물관·기도·담도·요도·혈관으로 계속 확대해 나갔으며, 제거가 가능한 스텐트도 개발했다.

송 교수는 인체 여러 장기의 악성 또는 양성 협착증을 개복수술 없이 치료하는 새로운 이론 확립하고, 팽창성금속스텐트에 관한 연구기반을 조성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양질의 치료 기술로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들의 고통은 물론 비용도 상당부분 줄이는데 기여했다.

송 교수의 팽창형금속스텐트는 중소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받았으며, 당당히 세계 시장에 진출해 500만 달러 수출탑 및 로열티 550만 달러 계약 등의 성과를 거뒀다. 팽창형금속스텐트로 2400여명이 넘는 환자들의 고통과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최근 송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에 사용할 수 있는 스텐트를 개발, 다국적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어느 공동체나 마찬가지로 '어떻게 하면 환자를 더 편하게, 더 쉽게, 더 싸게 치료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러가지 크고 작은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로 끝나게 할 것인가, 가시적으로 끌어낼 것이냐가 문제죠."

송 교수는 항상 후학들에게 'Hospital to Global Market'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Global Market까지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Active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젊은이 들은 의견 표현이나 아이디어 개발에 있어서 너무나 수동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Mentor를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크던 작던 아이디어가 있을 때 멘토와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장단점을 비춰봐야 합니다. 거울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멘토를 공을 들여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Collaboration도 필요합니다. 의사는 공학·화학·물리학·약학 등 다른 분야와 협력해야 합니다. 혼자 잘났다고 거드름을 부리지 말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서 그들과 자주 만나 토의하고 협력연구를 강구해야 합니다. 참으로 가치 있는 아이디어는 학문과 학문이 만나는 경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이 3요소를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할 때까지 반복하다보면 언젠가 하나의 아이디어가 환자에게 더 편하고, 더 쉽고, 더 값싼 치료방법이 되어 Global Market에 오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요즘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이 물리학과·화학과·공학 등 기초분야로 가지 않고 의대로 몰리는 현상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비관만 할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하면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바이오산업은 아주 중요한 미래의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산업의 근간은 바이오산업에 매력을 느끼는 많은 M.D.와 Ph.D.들이 협력하는 풍토속에서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한 송 교수는 "이번 연구 또한 복지부가 시행한 G7연구비를 통해 M.D.와 Ph.D.들이 산학협력을 주도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현재의 의료수가로는 병원이나 대학이 박사의 숫자를 대폭 늘리는 문제를 감당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정책적인 도움이 뒤따라야 합니다."

송 교수는 "다행히 최근에 정부에서 보건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연구중심병원을 육성하고, 진료·연구·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연구전담교수'를 육성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큰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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