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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ARB, M I 위험 해소된거야 아니야?

ARB, M I 위험 해소된거야 아니야?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8.04.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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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종료 VS 끝났다고 보긴 찜찜 VS 다른 ARB도 그럴까?'…의견 분분

ARB 계열 고혈압 약은 ACE-억제제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을 증가시키는가 혹은 최소한 감소시키지는 못하는가.

밸류(VALUE) 연구 그리고 <CIRCULATION>지에 게재된 메타분석으로 촉발된 이 논란이 최근 '온타깃(ON TARGET)' 결과로 완전히 불식된 것인지 의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대세는 소위 'ARB MI 파라독스'라 불리우는 이 논란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쪽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온타깃 연구에서 ARB인 텔미살탄과 ACE 억제제 라미프릴군에서 나타난 심근경색 발생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논란이 100% 불식됐는가에 대해선 다소 찜찜한 구석이 남아있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어쨌든 증가는 증가…최소한 줄이지는 못했다"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MI 파라독스 찬반토론'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던 채성철 경북의대 교수(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는 19일 '온타깃 연구회'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일단 텔미살탄군에서 심근경색이 7% 증가했고 뇌졸중은 9% 적었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대로 ARB는 심근경색에 불리하고 뇌졸중에 도움이 된다는 추세가 그대로 재현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위약도 아닌 실제 약과 비교해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으니 'MI 파라독스가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게 됐다"며 상황을 인정했다.

채 교수는 그러면서도 "텔미살탄에서만 증명된 것이니 계열효과라고는 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최소한 다른 ARB 약물들에 대해선 '의심'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반면 지난해 고혈압학회 토론회에서 "MI 파라독스는 근거없는 주장"이란 입장을 보였던 서홍석 고려의대 교수(구로병원 순환기내과)는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간략히 언급했다. 더이상 '논란거리'도 아니라고 못을 박아버린 셈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재형 가톨릭의대 교수(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는 "한국인에서 뇌졸중이 심장병보다 3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ARB가 심근경색을 증가시키든 아니든 뇌졸중을 줄이는 이상 한국인에게는 유용한 치료제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증명은 텔미살탄이, 혜택은 ARB가?

결국 온타깃 결과는 의료진이 ARB를 처방할 때 가졌던 두가지 '걱정'을 동시에 해결해 준 셈이 됐다.  

일단 ARB가 ACE 억제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MI 파라독스에 대해서도 일단은 상당 부분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는 측면이다.

하지만 텔미살탄이 아닌 다른 ARB는 어떨까?

현재까지 온타깃과 관련해 공식적 의견을 표시한 여러 전문의들은 "계열효과로 묶을 수 없다"는 데 공통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박정배 관동의대 교수는 16일 있은 의협신문과의 관련 토론회에서 "온타깃과 어컴플리쉬(ACCOMPLISH) 연구는 같은 계열이라도 약제간 차이가 많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으므로 성급한 일반화는 안된다"고 강력 주장했다.

앞서 채성철 교수도 언급한 것처럼 MI 파라독스 역시 텔미살탄만 해결된 문제로 봐야한다는 시각이다.

이해영 서울의대 교수도 같은 토론회에서 "ARB는 일종의 맞춤 치료처럼 각 약제마다 고유한 비교우위 특성이 있다"며 온타깃에서 증명된 텔미살탄의 효과는 텔미살탄에 국한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일단 온타깃 연구에 대해 '라미프릴' 쪽 판매사는 '텔미살탄은 라미프릴과 동등한 효과를 가진다'는 연구의 결론을 '라미프릴을 능가하지 못했다'는 쪽으로 해석하며 라미프릴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활동에 나선 상태다.

그 외 텔미살탄이 증명한 효과를 다른 ARB들이 공유하려 들거나, MI 파라독스 해소를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 관련 시장의 '시끄러운' 논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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