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의 진실과 한계 사이
통계의 진실과 한계 사이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8.03.1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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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공의 3년차가 받는 평균 연봉이 3459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릉아산병원은 한해 5058만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주는 수련병원으로 꼽혔다. 성남중앙병원은 2486만원을 줘 가장 적은 연봉을 주는 수련병원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0일 지난 한해 전공의 연봉을 조사해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통계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수련의 신분이기도 한 전공의의 연봉치고는 높다는 의견이 있었는가 하면 일의 양과 전문성을 따져봤을때 여전히 박봉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연봉과 처우가 최근들어 눈에 띠게 향상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에는 대체로 동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평가에 앞서 몇가지 중요한 전제들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근무시간 대비 소득분을 고려해 봐야 한다. 대전협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1년차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120시간, 2~3년차는 100시간 정도 된다. 현재 근로기준법이 주당 40시간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당 근무시간이 법정 근무시간의 2~3배 이상인 상황에서 근무시간 대비 소득 정도에 대한 평가없이 절대 액수로만 통계치를 발표하는 것은 의도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기준으로 조사하다보니 기본급이나 초과근무수당, 지역수당 등의 구분없이 한해 벌어들인 총소득을 연봉으로 무조건 합산한 것도 생각해 볼 사안이다. 기본급이 높은 A병원보다 기본급은 낮지만 초과근무를 많이 시켜 수당비율이 높은 B병원의 연봉이 A병원보다 높다고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번 조사대상 병원이 66개에 그치고 그나마 대전협의 정책에 어느 정도 호응하고 있는 병원들 위주라는 것은 가장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전체 수련병원 150여개 중 66개를 제외한 병원들 즉, 최소한의 호응조차 없는 지방 중소병원들의 전공의 연봉이 평균보다 낮을 것으로 유추하는 것은 그다지 무리한 예측은 아니다. 평균을 깎아먹을 만한 수련병원들의 자료가 이번 통계에 잡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제한된 인력과 예산으로 3년째 이 정도의 자료를 내는 대전협의 노력은 높이 살 일이다. 단지 위에서 지적된 부분들을 완벽하게 통제한 정확한 자료를 내는 것이 어렵다면 발표된 통계의 이면에 숨어있는 한계들을 발표 당시부터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사결과의 한계를 명확히 알리는 것은 합리적이고 엄정한 조사방법에 따라 통계치를 내는 것만큼 통계학을 과학으로 만드는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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