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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에서 '폴리닥터'를 보고 싶다
대선판에서 '폴리닥터'를 보고 싶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8.01.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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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색시마냥 얼굴을 붉히고 몸을 배배꼬며 "순진해서 정치는 잘 몰라요"하면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의사나 학자는 그래야지"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시절이 있었다.

정치에 발을 담그면 선비로서의 기품과 지조를 잃는 것이라며 꼿꼿이 왕의 부름을 고사하던 옛 기풍이 미덕인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학자들은 이제 자신의 학자적 신념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정치권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정치권 역시 이를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에 나서는 교수들을 정치(politics)와 교수(professor)를 합친 폴리페서(polifessor)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폴리테이너(politainer)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폴리테이너는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대중으로부터 쌓은 이미지를 무기로 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한 연예인들을 가리킨다.

만인의, 만인을 위한, 만인의 정치 시대가 온 것이다. 의사 역시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의사의 정치세력화' 슬로건 아래 정치세력화를 꾀했다.

국회의원의 후원비를 지원하거나 선거 과정에서 의사에게 우호적인 후보에 몰표를 무기로 은근한 압박도 가해봤다.

지금까지 의사 정치세력화가 정치인을 미는 간접적인 방식에서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그 양상이 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울산광역시의사회가 최근 회원들에게 '1회원 1당적 갖기 운동'에 적극나서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권 밖에서 돈도 주고 표도 주고 나서 당선자들의 처분을 얌전히 기다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 좌지우지(?)하겠다는 거다.

당적을 갖고 직접 선거에 참여하는 방식은 이전의 간접적인 지원 방식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정치세력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당적을 갖는다는 것은 말그대로 당의 주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것인가에 따라 당적갖기 운동은 의사 정치세력화의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참여율이다. 아직도 의사는 진료실 밖의 상황에 초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회원들을 어떻게 행동하게 만들 것인가. 의사회가 고민해야하는 가장 큰 난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언론매체를 통해 폴리페서나 폴리테이너말고 정치와 의사의 합성어 '폴리닥터(Polidoctor)'란 말이 유행했으면 좋겠다. 기자가 급조한 말인데 정말 유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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