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제품 시장 20% 잠식하며 급성장세
18일 소송 결과에 따라 시장판도 급변 예고
항혈전제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품들이 시장에서 선전하며 점유율이 20% 수준까지 올라갔다. 반면 오리지널제품의 성장세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하지만 이 구도는 오늘(18일)을 기점으로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플라빅스 특허가 무효냐 유효냐를 판가름 지을 특허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플라빅스 제네릭 판매사들은 총 1042억원에 달하는 플라빅스 시장에서 20%를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매출액 기준. IMS헬스데이터)．
동아제약의 플라비톨이 선두로 총 62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다음은 삼진제약의 플라트리스(37억원), 유니메드 제약의 세레나데(29억원), 진양제약의 크리빅스(25억원) 순이다．
오리지널인 플라빅스는 837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이 수준대로라면 1100억원을 조금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1058억원이던 2006년 실적에서 크게 나아지지 못한 셈이다．
향후 관건은 이들 제네릭 제약사와 사노피아벤티스가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 결과다．
18일 오후 늦게 알려질 것으로 보이는 이 결과에 따라 제네릭들이 일순 시장에서 퇴출되는 극단적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소송 결과는 세가지 정도로 단순화 시켜 예측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플라빅스의 주성분인 클로피도그렐과 부가염인 황산염 모두 무효라는 판결이다． 이 경우 시장에 나와 있는 제네릭과 시판 대기 중인 개량신약(클로피도그렐에 황산염이 아닌 다른 염기를 합한 약들) 모두 판매에 제한이 사라진다．
하지만 제네릭 판매가 유지되는 한 후발주자인 개량신약에 높은 약가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개량신약 회사들은 판매 계획을 포기할 공산이 크다． 결과적으로 제네릭 회사들의 완승인 셈이다．
두번째는 클로피도그렐은 무효지만 황산염 클로피도그렐은 유효하다는 판결이다．
이 경우 시판중인 제네릭은 모두 판매 중지될 수 있다． 이번 판결이 2심 격인 특허법원 결정이긴 하지만 판결을 근거로 사노피아벤티스측이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네릭 회사들이 가처분 취소 신청을 제기하는 등 대법원 판결이 완료될 때까지 혼란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개량신약 업체들에게는 '대박' 수준이다． 시장에 제네릭이 없어진다면 개량신약은 '퍼스트제네릭' 수준의 약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제네릭 업체들이 키워 놓은 시장을 넝쿨 채 접수하는 셈이다.
종근당과 한미약품 등이 대표적인 개량신약 개발사이며 시기적으로 다소 앞선 종근당이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두가지 특허 모두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이는 사노피아벤티스의 완승이며 제네릭이 위기를 맞는 것은 물론 개량신약 발매도 대법원 판결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업계에선 사노피아벤티스의 완승은 어렵지 않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이미 시장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제네릭들에게 일종의 '레드카드'를 뽑아 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울 것이므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법원이 시장 상황 혹은 국내사 보호란 관점에서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하는 것 역시 무리인 만큼, 제네릭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플라빅스 시장은 대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