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시장 질서 바로 잡기' 의·약사가 나서야
'제약시장 질서 바로 잡기' 의·약사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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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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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중(한겨레 신문 기자)

벌써 9년째다. 의약품 관련 정책이 이전에도 많았겠지만 가장 관심을 끌었던 1999년 의약품 실거래가 제도와 2000년 의약분업 그리고 최근의 '성분명 처방'에 이르기까지 '약'을 둘러싼 정책과 갈등은 그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의사들은 2000년 집단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놓기도 했으며 이에 대한 여론의 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의약품 정책의 목표는 질병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면서 적절한 값의 약을 환자들이 먹게끔 하자는 것으로 사실 단순한데, 이에 이르는 길은 매우 복잡한 모양이다.

최근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을 둘러싸고도 의사들은 집단 휴진을 단행하기도 했다. 많은 여론은 '성분병 처방이 자칫 심장병이나 고혈압·당뇨 등 약효가 조금만 달라져도 심각한 사태를 일으킬 수 있어환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사들의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환자들에게 불편을 일으킨 집단휴진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있다. 또 소화제·진통제 등 약효에 따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의약품에 대해서는 시범사업 정도는 해 보고 나서 정책의 장단점을 판단해 실제 시행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해 보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에는 'PMS'라는 의약품 사후 평가 과정에서도 의약품과 관련된 사실상의 리베이트가 있었다는 한 방송사의 보도도 있었다. 결국 여론은 약의 처방과 조제 등에서 나타나는 리베이트 등 약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최근의 성분명 처방 논란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실에서 존재하든지, 아니면 여론이 만든 것이든지 간에 의약품의 처방과 조제를 둘러싸고 정당하지 않거나 혹은 그렇게 여겨지는 이익이 있다는 것이 여론이다. 약품 이외에 다른 상품에서도 이런 이익은 얼마든지 존재하기에 이를 취하는 의사나 약사 모두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픈 사람들의 생명을 좌우하거나 건강 상태를 결정하는 의약품에서 이런 정당하지 않은 이익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또한 여론이다. 의사나 약사는 이런 이익과 관계없이 환자들의 건강만을 생각해 처방과 조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틀리지 않은 지적이다.    

하지만 여론이 덜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제약회사의 영업이다. 특히 복제약품을 만드는 많은 제약회사는 신약을 가진 제약회사에 비해 예전 관행을 버리기 힘들다. 물론 신약을 만드는 제약회사의 학회 지원, 임상연구비 지원 등을 더 큰 부조리로 보는 지적도 있다.

아무튼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현재 제약회사들은 의사나 약사에게 '정성'을 다하는 방식으로 영업 전선에 나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약효가 비슷하다고 인정한 약들 가운데 이런 '정성'을 보이는 약이 처방과 조제 과정에서 특별히 눈에 더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 이런 제약회사의 영업을 두고 여러 제재 조치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환자들이 제대로 된 약을 안심하고 골라 먹을 수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일에 나서야 한다. 의사나 약사 등 의료 공급자가 먼저 나설 수도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정부 기구나 여러 시민단체 가운데 하나가 출발선을 끊을지 모른다. 다른 단체 등이 먼저 나서 의사나 약사 등 의료 공급자들이 수동적으로 끌려 간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처방과 조제 권한을 가진 의료 공급자들이 제약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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