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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분석 한계있다"…란셋, 아반디아 논쟁 가세

"메타분석 한계있다"…란셋, 아반디아 논쟁 가세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7.09.2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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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에 기반 둔 임상적 판단안돼"…反아반디아 기류 미국계 저널에 응수

당뇨약 아반디아에 대한 미FDA의 최종 결론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 유수 저널들이 각기 다른 입장의 논문을 연이어 게재하며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다.

미국계 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이 논란을 촉발시키고 <미국의사협회지(JAMA)>가 유사한 논문으로 '아반디아 퇴출' 주장에 힘을 싣더니, 이번엔 영국계 저널 <란셋(LANCET)>이 이들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번 논란이 미FDA 결정에 영향을 주려는 대표적 의학 저널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29일자 <란셋>은 아반디아와 액토스가 속한 치아졸리딘디온(이하 TZD) 계열 당뇨약의 심부전 위험과 심혈관계 사망에 관한 새로운 메타분석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서 리차드 네스토 등 주 연구자들은 '아반디아와 액토스가 심부전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은 확실하며 이는 TZD 계열의 동일한 효과'라고 결론 내렸다. 또 '심부전 등이 증가했음에도 이들 약물로 인한 심혈관계 사망은 늘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끄는 두 약물간 차이점에 대해선 "심부전에 있어 두 약물의 차이는 현재 자료로 결론 내릴 수 없다"고 했다.이번 연구는 제약사 후원 없이 독립적으로 수행됐다.

연구자들은 현 시점에서 TZD 약물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제안도 곁들였다.

네스토 박사는 "심부전 위험이 환자 특성에 따라 크게 변화했다는 점은 처방 때 필히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TZD 약물은 심부전 환자에게 쓰면 안되며 심부전이 없어도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주의깊게 사용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심혈관계 질환이 없다면 다른 약들과의 비교를 통해 사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네스토 박사는 8월 의협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이번 논란이 기존 당뇨치료의 알고리즘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란셋>이 내린 이런 결론들은 <NEJM>과 <JAMA>에 발표된 기존 메타분석 결론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어서 별반 새로운 주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함께 게재된 사설 등을 통해 <란셋>은 이번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저널들과 사뭇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란셋>은 아반디아 논란이 처음 제기된 지난 5월 메타분석의 한계점을 강조하며 "균형잡힌 논의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한 바 있다. 이는 아반디아의 안전성을 방어하려는 판매사 GSK의 주된 방어 무기로 쓰여 왔다.

이번에도 논조는 유사하다. 사설 등 내용을 압축하면 '메타분석은 결론을 내리기에 한계가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한 것과 '의약품 허가방식을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널은 '의약품에 대한 임상적 결론은 혈당 조절과 같은 지표가 아닌 '결과(outcome)'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이어 발표된 관련 메타분석의 결론이 대부분 지표를 확인한 연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시의적절한 시판후 조사(PMS)를 통해 장기간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이를 감안한 의약품 허가 시스템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슈에 관한 이해와 분석, 의사소통의 한계점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TZD 논란은 또 하나의 예방가능했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양한 논의점에 대한 고려 없이 '지표 연구'에 근거한 메타분석만을 가지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지난 7월 미FDA 자문위원회는 아반디아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통해 '아반디아의 시장 잔류'와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경고 강화'를 미FDA에 권고한 바 있다.

아반디아와 액토스의 운명을 손에 쥔 미FDA는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대부분 따르지만 반드시 그래야 할 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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