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공익근무기간 중 딴 일을 하였다는 이유로 가수 싸이에 대하여 병무청은 2007년 8월 6일 오후 1시까지 충남 논산훈련소에 현역으로 입대하라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하여 싸이는 병무청의 행정처분(현역입대처분)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부당하다면서 현역입대라는 병무청의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2007년 12월 5일까지 입영처분의 집행을 정지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행정처분이나 행정소송의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인은 도대체 "싸이가 군대에 간다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싸이가 현역으로 군대에 가게 될까．
A 병무청이 싸이에 대하여 내린 현역입영처분이나, 접대부를 고용하여서는 아니되는 일반 음식점에 도움이나 접대부를 고용한 경우 당해 음식점에 대하여 내리는 영업정지처분이나, 보건복지부가 의사에게 내리는 면허자격정지처분이나 모두 국가(행정기관)가 일정한 법위반 행위에 대하여 행정벌로서 국민에게 내리는 '행정처분'이다. 행정처분은 처분이 시작되는 시점이 특정되어 있기 마련이다. 가령 2007년 8월 1일부터 음식점 영업을 2개월간 정지한다라든지, 앞서 본 예처럼 2007년 8월 6일까지 훈련소에 입소하라고 한다든지, 2007년 9월 1일부터 1개월간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한다든지 하는 내용이 그 예이다. 아무리 행정기관의 조직이 잘 정비되어있고,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신이 아닌 이상 행정처분이 상위법이나 헌법에 위반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행정처분을 당하는 백성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것이 행정부 내에 있는 행정심판제도나 사법부에 있는 행정법원이다. 그런데 문제는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이 단 하루에 결판이 나지 않고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인을 찾느라고 여러 달이 걸리고 심지어는 1년이 넘게 재판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자면 음식점 영업을 하는데 잘못했다고 영업정지 1개월을 처분하였고, 음식점 주인은 억울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지만 행정처분서에 있는 1개월의 기간 동안 재판이 끝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음식점 주인이 소송을 이긴다고 해도 1개월 동안 쉰 것에 대하여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한다． 소송을 이기고도 영업을 못하여 망하는 꼴이 되어 소송이 실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고려하며 만들어진 제도가 '(행정처분의)집행정지신청' 제도이다. 가수 싸이도 자신에게 과해진 현역입영처분이 부당하다고 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지만 만일 법원에서 입대일 이전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입영일인 8월 6일에는 소송을 하고 있더라도 어쩔 수 없이 군대에 입소해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입영거부가 되어 또 다른 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을 잘 알았기 때문에 가수 싸이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입영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신청'을 같이 제기한 것이고, 행정법원은 행정소송(취소소송)을 판단하기 이전에 미리 '집행정지신청'의 당부를 검토하였던 것이다. 집행정지신청은 통상 처분이 집행되는 경우 당사자가 입을 손해가 극심한지 여부와 처분의 집행이 정지되면 공공의 이익이 현저하게 침해되는지 여부를 법원에서 심리를 통하여 판단하게 된다. 실무에서는 어느 정도 원고(당사자)가 승소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함께 판단하기도 한다.
싸이의 경우 1심행정법원에서는 1심에서 진행하는 취소소송이 결판이 날때까지 입영처분의 집행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상대방 행정청인 병무청은 1심법원의 집행정지 인용결정에 불복하여 고등법원에 항고했다． 고등법원은 싸이의 현역입대 가능 연령 등을 고려하여 2007년 12월 15일까지만 처분의 집행을 정지한다는 수정된 결정을 내렸다.
의사, 특히 일정한 기간의 수료가 일정한 자격의 취득의 전제가 되는 공중보건의나 수련의사들의 경우 당해 기간 동안 문제가 발생하여 면허가 정지되면 기존의 기간까지 수포가 되거나 다시 시작하여야 하는 경우 싸이의 사례를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싸이가 재판과정에 처분의 집행이 없이 올해를 넘기면 현역입영연령을 넘기게 되는 또 다른 소송의 목적이 있을 수 있다.
12월 15일까지 1심의 행정소송 결론이 나지 않으면 집행정지 연장신청을 다시 하여 또 한 번 이에 관한 뉴스가 나올 것이 예상된다. ☎ 02-3477-2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