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과실 없으면 책임없다?
의료과실 없으면 책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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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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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대외법률사무소)

 Q A 원장이 환자 B를 수술하던 중 수술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증상이 악화되어 환자 B가 사망하게 되었다. A 원장은 자신이 시술한 방법이 의학 교과서적으로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 B를 수술하기 전에 환자에게 시행된 수술이 결과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수술과정에서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의학적 통계에 대하여 환자 측 보호자에게 설명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역시나 환자의 유족들은 A원장에게 의료사고라고 하면서 배상을 하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환자 B는 대기업의 임원으로 연봉이 2억원이 넘으니  앞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간까지 해서 수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었다. 이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던 중 최근 대법원에서 '의료과실이 없으면 배상책임도 없다'라는 판결을 하였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과연 의료과실이 없으면 배상책임이 전혀 없는 것일까?

A 최근 대법원은 담췌관조영술(ERCP)을 하다가 검사과정에서 급성췌장염이 발생하여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에서 유족측(원고)이 병원을 상대로 환자의 일실소득 상실 손해에 대한 배상을 하라는 청구를 기각한 판례를 내놓았다. 이에 대하여 중앙일간지 등에서 '의사설명의무 위반해도 과실없으면 배상책임없다'는 식의 기사를 쓰게 된 것이다. 판결 내용 중 일부를 보자면 대법원은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하고 수술을 시행해 환자가 사망했을 경우, 환자 측이 선택의 기회를 잃고 자기결정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데 위자료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환자의 사망과 관련한 모든 손해를 청구하려 한다면 환자의 사망과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5다586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병원측은 환자에게 조영술을 실시할 당시 조영술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급성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다만 병원측이 실시한 조영술은 당시 환자의 증상이나 의료수준에서 볼 때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의학적으로도 조영술 실시 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사의 제목을 의사 과실이 없으면 손해배상 할 책임이 없다는 취지인 것처럼 써 놓아서 많은 의사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손해의 개념에 대한 착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손해는 정신적 손해(위자료), 재산적 손해로 크게 구분되고 재산적 손해는 ① 적극적 손해와 ② 소극적 손해로 구분된다. 적극적 손해는 의료사고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지출된 치료비, 앞으로 들 치료비 및 장례비 등이 대표적이고, 소극적 손해는 의료사고를 당해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거나 장애가 발생하여 앞으로 평상시처럼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 인정되는 손해(일실 이익이라고도 한다)다.

위 사안에서 유족 측 원고들은 이미 하급심 법원에서 '수술 중 사망할 수도 있다'라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점에 대하여 위자료(정신적 손해)를 배상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족측은 위자료 뿐 아니라 환자의 적극적 손해도 청구를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는 대법원은 의료 상 과실이 없으므로 병원이 환자의 적극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판례는 이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참고로 할 것은 법원은 설명의무 위반의 경우에 위자료 뿐 아니라 적극적 손해까지 배상하도록 한 판례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부분이 의학상 반드시 필요한 수술이 아닌 경우(미용·성형 등)임에도 수술을 하는 경우에 의사가 악결과에 대하여 설명을 하지 아니한 경우 위자료 뿐 아니라 적극적 손해(수술비나 직장을 못 다녀서 발생하는 손해)를 배상하라고 한 것이다. A 원장의 경우, A 원장의 시술이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아니하고, B 환자에 대한 수술이 B 환자의 질병을 고치기 위하여 시행하여야 하는 수술이었던 것이라면 악결과(사망 등)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아니한 것에 따른 위자료 정도의 책임은 있지만 이를 넘어서 B 환자의 고액 연봉까지 책임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 02-3477-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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