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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일방적 '공급중단' 현실화되나

다국적사 일방적 '공급중단' 현실화되나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7.03.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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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보트, 태국에 신약출시 중지키로
HIV 치료제 '강제실시' 보복 차원
NGO "소름끼치는 결정" 강력비난

미국 제약사인 애보트가 태국에 신약출시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태국정부가 특허를 무시하고 '강제실시권'을 발동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 주요 의료 NGO들은 이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주요 저소득국가의 HIV 감염환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AIDS Healthcare Foundation(AHF)는 14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태국정부가 적합한 '강제실시권'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애보트가 이러한 충격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이 필수 의약품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국정부는 올해초 HIV 치료제 칼레트라의 값싼 제네릭 의약품을 허가함으로써 이 약의 특허권을 가진 애보트와 마찰을 빚어왔다.

태국정부의 결정은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에 규정된 '강제실시권(compulsory licensing)'에 근거한 것이다. 강제실시권은 건강과 관련된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특허권자의 허락없이 강제로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말한다.

이에 대해 애보트측은 태국정부와 이 약의 가격을 인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의견차가 너무 커 협상에 난항에 예상됐었다.

결국 애보트는 태국에 신약을 더이상 출시하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현재 승인신청이 접수된 7개 제품의 신청서를 회수하기로 했다.

애보트측은 "회사로부터 의약품을 효과적으로 '훔쳐가는' 결정에 대해 제약사가 할 수 있는 결정은 몇가지 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AHF의 마이클 바이스타인 회장은 "애보트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으며 태국의 가난한 환자들은 앞으로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에 접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경없는의사회측도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모든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태국정부는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에 대해서도 유사한 분쟁을 겪고 있다. 애보트의 결정을 쫓겠느냐는 질문에 사노피아벤티스측은 "아직 말하기 이르다. 여러가지 옵션을 고려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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