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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박사의 클래식음악산책]<15>

[이종구박사의 클래식음악산책]<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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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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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실패한 피아노 거장들의 사랑(2)

▲ 이종구(이종구 심장크리닉원장·예술의 전당 후원회장)

로버트의 가장 사랑받는 피아노 콘체르토(A Minor)는 1841년에 시작하여 1845년에 완성되었다. 로버트는 피아노와 리드 외에도 심포니 4개, 실내악, 합창곡, 오르간 곡, 오페라 등 많은 작곡을 남겼다.

이 두 사람 사이에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의 등장은 새로운 차원을 추가한다. 1853년에 로버트는 20세의 젊은 브람스를 만나고 그의 천재성을 극찬하였고 브람스는 두 사람과 절친한 사이가 되었으며 그는 14년 연상인 클라라를 정신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로버트가 정신병으로 시달리자 그는 가장 또는 집사의 역할을 맞게 되고 로버트가 최후의 2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내자 두 사람 사이를 오고가는 연락병의 역할까지 맡아했다.

평생 독신이었던 브람스는 클라라를 지극히 사랑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플라토닉한 정신적 사랑이었다고 하며, 이것이 브람스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관심의 대상이지만 이것도 또 하나의 성공한 사랑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쇼팽과 리스트는 당대 최고의 거장(Virtuoso)이자 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성공하지 못하였다. 폴란드의 천재 피아니스트 작곡가 쇼핑이 파리에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후 그는 리스트의 연인이었던 다구(d'Agoult) 백작부인의 소개로 남장을 하고 남자의 이름을 가진 남작부인 조지 샌드(George Sand)를 만났다. 그 여자는 일부일처제는 막을 내렸다고 주장하는 당대의 유명한 여성주의자 문인이었으며 이미 많은 유명 인사들과 연인관계를 맺은 상태였다.

처음 쇼핑은 그 여자가 지겹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나 그 여자는 쇼팽의 천재성에 반했고 드디어 쇼팽을 또 하나의 연인으로 만들었다. 쇼팽은 4년간 샌드와 동거하면서 많은 음악을 작곡하였으나 쇼팽의 날로 나약해지는 건강과 그녀의 복잡한 가족관계와 쇼팽을 격화시키는 듯한 소설은 이 두 연인을 갈라놓고야 말았다. 즉 파리사교계의 가장 큰 화제 거리가 된 그 둘의 사랑은 실패작으로 끝난 것이다.

그 당시 가장 뛰어난 피아노 거장이자 작곡가로서 프란츠 리스트를 들 수 있다. 쇼팽의 친구이자 경쟁자이기도 한 그는 열광적인 피아노 연주로 파리사교계의 왕자가 되었으며 특히 여성들은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서로 리스트의 손수건과 녹색의 실크장갑을 빼앗기 위해 난장판을 벌일 정도였다.

그가 젊은 시절 사랑에 빠진 여자는 다구백작부인이었다. 이 부인도 쇼팽의 조지 샌드처럼 남자의 이름으로 책을 쓰고 있었다. 다구부인은 이혼을 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이 둘은 스위스와 이태리를 여행하면서 리스트는 '순례의 해'를 작곡하였다. 이 둘 사이에는 3남매가 있었는데 그 중 코지마(Cosima)는 독일의 피아니스트 지휘자인 뷜로(Bulow)와 이혼하고 리스트의 친구였던 바그너(Wagner)와 동거하다가 결혼을 하였다. 리스트와 다구는 동거한지 4년 후인 183년에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하였으며 그 후 리스트는 캐롤린 공주와 애인이 되었으나 캐롤린 역시 교황으로부터 결혼 승낙을 받지 못하자 결혼을 포기하고 젊은 시절부터 종교와 문학에 심취했던 리스트는 신부가 되어 종교음악에 전념하면서 예수님을 위해 여생을 보냈으며 캐롤린 공주는 로마의 빌라에 살면서 20년 동안 단 한번의 외출을 하는 등 수도원의 수녀처럼 종교를 위해 살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두 사람은 속세의 사랑을 버리고 크리스토의 사랑을 위해 여생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을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기쁨과 고뇌의 원천인 듯하다. 진정한 사랑의 환희와 고통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위대한 음악의 거장이 될 수 없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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