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난(亂)
인사의 난(亂)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7.02.2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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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유난히 보건복지 관련 단체장 공모에 눈길이 간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두 달 사이에 국립재활원장·국립의료원장·질병관리본부장 등 보건복지 분야의 굵직굵직한 공모가 쏟아져 나왔다.

단체장 인선은 누가 '짱'이 되는가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향후 2~3년 동안 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직책의 특성상 그 조직의 장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장의 인사는 신중할 수밖에 없고, 신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요즘은 그 신중함이 도를 넘어선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걸핏하면 연장공모·추가공모·재공모 등으로 이어지는 데, "적임자가 없다""지원자가 소수다""조직 길들이기다" 등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도 갖가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당 조직은 단체장 임명 지연으로 주요 업무 처리에 혼란을 겪고 있다. 선장 잃은 배마냥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서너달 동안 무성한 하마평에 조직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더구나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 매 인사 때마나 계속되는 일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립의료원의 경우 이미 지난 2005년 무려 4개월동안 원장을 공석으로 비워뒀을 정도로 '인사'가 아닌 '전쟁'을 치른 전례가 있다. 오는 3월말로 임기 만료를 앞둔 현 원장이 무난히 연임하리라 예상됐던 분위기에서 갑작스런 원장 공모 발표는 조직 내부에서조차 깜짝 놀랄만한 일이었는데, 여기에 복지부는 20일 연장공모까지 냈다.

지원자가 적다는 게 담당직원의 설명이지만, 국립재활원장 자리를 놓고 같은 이유로 최근까지 무려 4차에 걸쳐 공모를 진행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공모도 끝이 어디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해 초 국립암센터 이사회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공모를 진행하면서 45일을 끌었던 국립암센터 원장 인사는 또 어떠한가.

물론 복지부도 할 말은 있다. 책임운영기관장 인사는 중앙인사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지원자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연장공모·재공모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없다면 왜 지원자가 없는지, 적임자가 없다면 어떻게 적임자를 확보해야 할 지에 대한 숙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연장공모·재공모를 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까. 요즘 잘 나가는 기업들은 '인재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막대한 비용·시간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능력있는 인사권자라면 '연장공모'란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기 전에 무엇이 선행되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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