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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업계, '구로디지털단지'로 간다
의료기기 업계, '구로디지털단지'로 간다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7.02.0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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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환경 개선 등으로 벤처타운 집결 가속
운영비 절감·집적 효과 두마리 토끼 잡기

구로디지털단지에 새둥지를 트는 회사들이 하나둘씩 늘면서, 의료기기 업계에서도 '구로행'이 새로운 경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벤처기업협회.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협회는 지난 1월 25일 구로디지털단지 내 마리오타워에서 협회 사옥 개소식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각오로 벤처 업체 2000여 곳이 밀집해 있는 단지로 이전을 추진해왔다는 후문이다.

국내 대표 PACS업체인 인피니트테크놀로지도 오는 6월 강남역 소재 비트컴퓨터 건물에서 구로디지털단지로 사무실 이전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의료기기 회사가 구로디지털단지로 이전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예전의 낙후된 구로공단이 아니다"라는 인식 확산과 함께 "뭉치면 뭔가 낫지 않을까"하는 기대감. 이같은 수요를 반영, 앞으로 1~2년 안에 단지 내 이앤씨드림타워(7차)·IT캐슬(2차) 등 대규모 벤처빌딩이 속속 문을 연다.

인피니트 관계자는 "강남역에 삼성타운이 들어설 경우 교통혼잡이 우려되기도 하고, 구로디지털단지의 경우 이미 많은 유관 회사들이 들어서 있는 등 주변 환경과 이미지가 크게 개선돼 이전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다"면서 "이번에 이전하면 사무실을 분양받아 소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간이 크게 늘어나 업무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넓어진 사무실에 회의 및 휴게 공간을 늘리고, 기자실을 마련해 회사 홍보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단지는 IT 업체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는 단지 특성 상 의료기기 회사 가운데서도 특히 의료정보 회사들이 더욱 적극적이다.

의료정보 전문회사로는 이수유비케어·포인트닉스·중외정보기술 등이 일찌감치 구로에 둥지를 틀었고, 의료정보 회사는 아니지만 당뇨폰으로 입지를 다진 '헬스피아', 고주파 치료기 전문회사 '썸텍', 환자감시장치 전문회사 '바이오넷'도 구로동 벤처타운에 입주해 있다.

이밖에도 레이저 의료기기·치과용 장비를 주력제품으로 하는 오리엠트MG는 본사와 별도로 연구소를 구로에 설립한 경우. 휴먼메디텍·지에스메디칼·경원메디칼 등은 바로 이웃동네인 가산디지털단지에 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단지'를 택한 업체들이 내세우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기 회사들의 '구로 집결' 경향은 업계의 오랜 불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강남의 의료기기회사 관계자는 "아무리 인식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강남' 프리미엄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포기하고 구로로 이전한다는 것은 어려운 현실에 대한 타개책으로 이미지 대신 임대료 절감이란 실익을 택한 것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투자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강남권 사무실의 평당 임대료(전세 기준)는 400만원선. 반면 디지털단지는 평당 분양가가 300~400만원 수준으로, 웬만한 업체들은 강남권 임대료와 관리비를 빼서 디지털단지 내 사무실을 분양받을 수 있을 정도.

'구로 좌천'이라는 일부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끝모르는 업계의 불황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한, 당분간은 '집적 효과'와 '운영비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업계의 구로행 러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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