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5 18:04 (목)
[특집] 당뇨 바로알자 - 인터넷시대 당뇨관리

[특집] 당뇨 바로알자 - 인터넷시대 당뇨관리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6.12.29 12:0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 당뇨관리시대 본격 개막
외래진료형 치료 한계 극복

40대 여성 박선희 씨(가명)는 두 달에 한 번씩 당뇨로 꾸준히 병원을 다녔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는 병원 가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병원에 갈 때마다 꼭꼭 챙겨야했던 당뇨수첩도 더이상 쓸 필요가 없다. 박 씨는 요즘 매일 주치의로부터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칭찬의 메시지를 받는다.

인터넷 전성시대를 맞아 당뇨 관리에 대변화가 일어났다. 환자가 하루에 수차례 혈당치를 측정해 수첩에 일일이 기록한 뒤 정기적으로 주치의를 방문하던 기존 당뇨 관리 방식에서, 혈당측정기가 부착된 휴대폰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혈당치를 측정·기록·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 당뇨관리 시대가 열린 것.

◆ 어떤 서비스 있나 = 의료정보솔루션 회사들은 최근 들어 앞다투어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회사가 제공하는 당뇨관리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 외장형 혈당측정기가 부착된 휴대폰을 활용한 혈당치 측정 기능, 인터넷 홈페이지와 연계한 전자 당뇨수첩 기능, 보호자 또는 전문의에게 측정치를 전달해 피드백을 받는 모니터링 기능 등을 지원한다.

이수유비케어는 2005년부터 엠닥터 서비스를 시작, 지난해 영동세브란스병원과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250여명의 신청자를 모집해 무료체험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엠닥터-당뇨서비스'는 회사의 의원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3차 의료기관 뿐만아니라 1차 의료기관에서 당뇨관리를 하는 환자에게까지 서비스를 대폭 확대했다.

인성정보는 지난해 10월부터 모바일 당뇨관리 서비스인 '하이케어 주치의 당뇨관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전국 1000여곳 병의원과 제휴를 맺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대웅제약·부산방송과 함께 서비스를 시작했다. 환자가 부담하는 서비스 이용료는 월 5000원 정도.

헬스피아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 당뇨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05년 1월부터 혈당 측정·기록 기능과 식이·운동·투약 등에 대한 정보를 휴대폰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상담 전문의에게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헬스피아의 당뇨관리 서비스는 월 6000원∼2만원.

이밖에 KT도 모바일 서비스는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전화와 인터넷망을 활용한 홈 건강관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 얼마나 효과적일까 = 윤건호·조재형 가톨릭의대 교수(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가 지난해 11월 <Diabetes Car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2년 2월~2004년 8월까지 80여명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기반 혈당 관리시스템'과 일반 외래 관리를 비교했더니, 인터넷 관리군에서 당화혈색소가 평균 1% 감소해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외래 관리군과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의사의 지시나 처방과 별도로 스스로 혈당을 측정하고 입력하는 과정과 입력한 혈당치나 질문에 대해 주치의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과정 자체가 환자에게 혈당관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당뇨병은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합병증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질환보다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며 "이러한 인터넷 당뇨관리가 기존 외래진료형 당뇨관리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수유비케어가 영동세브란스병원 내원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모바일 당뇨관리 시범사업에서도 평균 15%의 혈당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에 개원하고 있는 노태성 원장(노박의원)은 "모바일 당뇨관리는 환자 스스로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습관을 길러주어 효과적"이라며 "의사 입장에선 진료할 때 환자의 혈당이나 운동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 앞으로 어떻게 될까 = 의료분야의 기존 디지털 모델이 EMR·PACS 등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최근의 디지털 모델은 모바일 헬스케어·U-health 등 대국민 서비스 형태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터넷 당뇨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들의 수익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인터넷 건강관리의 효과에 대한 인식 부족이나 관련 제도의 뒷받침 부재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또 관련 기술이 아직까지 인터넷을 통한 의료진의 처방·지시 등 진보된 기능을 소화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이 2005년 7월 20여명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당뇨관리 서비스를 시행한 결과, 22.21%에서 검사를 시행했지만 제대로 결과가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당뇨관리 서비스는 시장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으리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애니콜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인텔 등 외국 IT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한 인터넷 당뇨관리 서비스와 함께 앞으로 고혈압·심혈관질환·비만 등 보다 확대된 질환군을 대상으로 인터넷 건강관리 서비스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