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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백신 성공, 접근성 해결에 달렸다"
"암백신 성공, 접근성 해결에 달렸다"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9.1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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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차 세계파필로마바이러스학회, '자궁경부암 백신' 도입 관련 논의 쏟아져

최초의 암백신 등장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이들 백신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선 보건당국과 의료인의 관심 및 저소득 국가로의 '접근성'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 1∼7일 체코프라하에서 개최된 23차 세계파필로마바이러스학술대회(23rd International Papillomavirus Conference)에는 지난 대회보다 3배나 많은 1500여명의 전세계 전문가들이 참여, 상용화 단계에 와있는 두가지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방증했다.

특히 이번 학회에는 최근 FDA 승인을 받은 '가다실'과 EU 승인단계에 있는 '서바릭스'의 효능, 효과적인 도입조건, 가격과 관련된 접근성 해결 등에 관한 발표와 토론이 주를 이뤄, 두 백신을 위한 학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효능과 안전성엔 100% 확신보여

자궁경부암 백신의 도입은 50년전 팝(Pap) 테스트가 도입되고 1980년대 자궁경부암과 HPV의 관계가 증명된 이래 이 질병에 관한 새로운 시대를 열게 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여전히 한해동안 49만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고 있고 27만명이 사망하는 등 스크리닝 프로그램의 발전이 자궁경부암 퇴치에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백신의 도입은 특히 저개발 국가에서 발병률을 극적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백신은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HPV) 16·18형에 대해 거의 100% 예방효과를 보이며, 이미 감염된 바이러스의 종류와 관계없이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HPV Monograph : Handling HPV Vaccines and Screening'은 전세계 100여명의 독립된 HPV 전문가들이 모여 1937년 이래 발표된 600개 이상의 저널, 739개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연구로 ▲백신 접종의 대상 선정 문제 ▲저개발국가의 접근성 문제 ▲스크리닝 프로그램에 미칠 영향 등에 관한 폭넓은 정보와 토론점이 제시됐다.

◆백신, 누가 맞아야 하나

대부분의 여성들이 성경험 시작 후 2∼5년 이내에 특정 HPV에 감염되므로 예방효과를 최대로 얻기 위해선 성경험 이전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까지 연구로 이 백신들은 9∼15세에 가장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FDA는 가다실의 접종 대상연령을 9∼26세로 승인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성경험 나이가 나라마다 상이하다는 점을 고려, 9∼13세가 가장 적절한 접종시기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물론 이것은 유럽 여러나라의 첫 성경험 평균나이를 고려한 것이다.

한편 이 나이대의 소녀들에게 백신을 접종시키는 것엔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모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문제 뿐 아니라, 학교단위 접종을 시행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사비에르 보쉬 박사는 "B형간염백신을 도입하면서 전세계가 겪은 실수, 즉 도입지연의 문제를 또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 의료인과 보건당국자, 일반인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형간염백신의 경우 사회적 인식을 증진시키고, 도입초기 높은 가격을 해결하는 데 나라마다 10∼20년가량 소요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미 성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이 백신이 필요하느냐에 대해선 이미 특정 HPV에 감염됐어도 여타 HPV 예방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FDA자문위 역시 11∼12세가 첫번째 타겟이지만 13∼26세의 여성도 두번째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HPV Monograph : Handling HPV Vaccines and Screening' 연구자들이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백신시대…스크리닝은 필요없나?

백신이 도입되도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된 의견이었다. 우선 백신으로도 예방되지 않는 HPV 타입이 25∼30%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접종 후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제도 거론됐다. 현재까지 연구에서 최소한 4.5년간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증명됐으나 향후 관찰에 따라 추가접종 등이 필요한 지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짧은 시간내에 감소시키는 데는 스크리닝 프로그램이 유용하므로 저소득 국가일수록 이 분야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스크리닝이 어느정도 확립된 선진국의 경우 더이상 줄어들지 않는 발병률 감소에 백신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소득국가 '접근성',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자궁경부암의 85%가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으로의 백신 보급이 절실하지만, 새롭게 개발된 백신의 고가로 인해 도입에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서 이 백신을 3회 접종하는데 드는 가격은 360달러에 달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GAVI(Global Alliance of Vaccines and Immunization)와 같은 단체를 중심으로 펀드를 조성,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보급하는 노력이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판매사와 각종 기부단체의 협력을 통해, 싼 가격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계속돼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 외에도 저소득 국가 내에서 2세대 백신을 개발, 생산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백신의 가격부담을 해소하는 방식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이를 위해선 의료인과 일반인들은 물론 정치인들과 보건당국자들이 이 백신의 필요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휴 보게아트 GSK HPV백신 총괄 학술부사장 학술(Hugues Bogaerts, 의사)

◆현재 두가지 자궁경부암 백신이 있다. GSK의 서바릭스가 가진 차이점은 무엇인가?

GSK의 HPV백신은 '암'을 예방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HPV로 인해 생기는 가장 큰 부담은 자궁경부암이기 때문에 발암성 HPV 유형(16, 18형)에만 집중한 것이다. 타 백신과는 개발철학이 다르며 전략상 차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두가지 잠재적인 차이점이 있다. 하나는 백신의 제조시스템에 관한 것이고 또하나는 첨가된 항원보강제에 관련된 것이다.

우선 항원이되는 VLP(virus-like particle: 바이러스를 흉내 낸 입자이나 전염력은 없음)을 생산하는 제조방식이다. Baculovirus Expression이란 시스템을 이용, 양질의 VLP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은 서바릭스만의 특징이다. 이 제조시스템으로 인해 16, 18형 뿐 아니라 HPV 45, 31형에 대한 교차예방효과가 가능하다고 생각되고 있다.

또하나는 AS04라는 항원보강제인데,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기존 알루미늄염을 사용한 제형에 비해 더 지속적이고 높은 항체가 및 강력한 면역기억반응을 유도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현재 백신이 자궁경부암의 100% 예방하진 못한다. 차세대 백신은 어떻게 개발하고 있나?

몇년내로 새로운 세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백신이 16, 18형에 외의 다른 유형들에도 예방효과가 있는지 관찰하는 등 이미 개발된 것들을 가지고 무언가를 더 할 수 있는지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에 따라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HPV의 타입이 조금씩 다르므로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백신 개발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스크리닝이 이미 정착된 선진국에도 백신을 이용한 추가 이익을 볼 수 있을까?

스크리닝이 매우 유용한 방법이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선진국에서도 자궁경부암 발생 건수의 약 20%는 스크리닝으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가격이 비싸며 여성들에게 좋은 경험이 아니다. 하지만 백신은 편의성을 도와준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해 볼 때,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HPV백신의 개발 초기부터 논의되어온 바와 같이, 스크리닝과 백신접종을 병행하는 것이다.   

◆GSK는 후진국의 백신도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생각인가?

GSK는 백신을 필요로 하지만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후진국들을 위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특별한 가격혜택정책을 운영해 왔다.  일례로 로타릭스(로타바이러스성 감염 예방백신)를 멕시코에 출시할 때에도 이러한 방식을 채택했다. 뿐만 아니라 GSK는 GAVI, WHO, UNICEF 등 세계 보건단체들과 협력하여 펀딩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개도국에 충분한 양의 백신을 (제때에) 공급하며, 모자랄 경우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백신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춘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 하겠다.

◆서바릭스는 언제쯤 허가날 것이며 대상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  

서바릭스는 유럽에서 2006년 3월에 허가 신청됐으며 2007년 5월쯤 승인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EU에 속한 26개국에서 모두 승인되는 것이다. 또 3월 이후로 호주, 싱가폴 등 다른 국가들에서도 허가 신청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접종대상의 경우 유럽 신청서상에 특정 연령대를 지정하지 않았다. 서바릭스는 10세에서 55세 여성들에게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제공한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지금으로선 어떻게 승인이 날지 모르지만 26세 이후 여성들에게도 적응증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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