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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선한 의도와 악한 의혹
선한 의도와 악한 의혹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6.09.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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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믿어주세요!"

어느 토론회장을 울린 절절한 외침의 주인공은 보건복지부다. 얼마 전 이혜훈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개인정보 보호와 의료정보 활용, 그 절충점을 찾아서'란 토론회에는 국내 의료정보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몇몇 토론자들이 복지부의 보건의료정보화 사업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강도높게 지적하자, 복지부는 "근거없는 의혹"이라며 "선한 의도 그대로 받아들여달라"고 호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선한 의도라는 게 이렇다. 보건의료정보화 사업을 통해 중복 검사를 방지하고, 약화사고 발생을 사전에 차단해 의료비를 절감하고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의 원대한 꿈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약화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는 OCS 만으로도 충분하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방법으로 꼭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를 감수하고라도 보건의료정보화 사업을 해야 하나", "개인 건강정보 집적을 안 하겠다고 하더니 국민건강정보센터를 만들려는 의도가 뭐냐"고 여러 의혹을 쏟아냈다. 지금은 건강 정보를 모을 계획이 없다지만, 건강정보센터를 통해 기반을 마련해 놓고 미래에 정보를 과잉 수집하거나 2차 사용을 합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쯤 되자 복지부 역시 정부의 사업을 소개하는 주제토론이 없었다며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일부러 마련한 토론회가 아니었나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복지부의 입장도 일견 수긍이 간다. 그러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지나치게 확신하는 것은 복지부도 마찬가지란 점에서 우려스럽다.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이기에 문제점을 지적할 수도, 사전에 막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 사업의 시행착오는 곧 국민 혈세의 낭비이자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전문가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국회의원의 따끔한 지적을 다시금 떠올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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