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대 0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258대 0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6.08.23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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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개 병원에서 온 67개의 투표함이 열릴 때마다 두 후보는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였던 만큼 18일 개표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고 투표결과가 확정되자 당선자는 안도의 한숨을, 낙선자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투표함에 따른 투표성향을 들여다 보면 당선자라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투표함마다 학교별 투표성향이 너무나 극명하게 달리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느 투표함에는 한 후보가 258표를 싹쓸이 한 반면 다른 후보는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투표함에서는 전 개표함에서 한표도 얻지 못한 후보가 222표를 얻고 반대측은 1표를 얻는데 그쳤다.

문제는 그런 극단적인 득표현황을 보인 함들이 많이 있었으며 전체적인 투표 성향이 두 후보 모두 병원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는 점이다.

139표 대 0표, 111표 대 3표, 80표 대 2표, 121표 대 1표, 176표 대 13표.

투표함 마다 이렇듯 편차가 큰 것은 선거가 정책대결이 아닌 조직대결이었으며 전공의들이 병원대표들의 표심에 따라 '묻지마 투표'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물론 이런 투표 성향의 책임이 오로지 두 후보에게만 있다거나 당선자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주당 평균 100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전공의의 일상이 선거나 후보들에게 쏟아야 했던 관심을 상당부분 빼앗아 갔을 것이다.

1년마다 한번씩 치러지는 잦은 선거도 묻지마 투표 성향에 한몫 했을 터이다. 단지 이번 투표성향을 보며 대전협 회장 선거의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지 묻고 싶다.

대전협 회장의 임기는 1년이다. 흔히 "뭘 좀 알만하면 임기 말"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러다 보니 회무의 연속성도 상당히 약하다. 이번 기회에 대전협 회장 선거 방식과 회무 운영방식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 방안을 함께 강구할 필요가 있다.

회장 선거를 러닝메이트 형식으로 바꿔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을 이어받게 하자는 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그럼 선거를 2년마다 치룰 수 있으며 회무 연속성도 어느 정도 담보될 수 있다.

내년 대전협 회장 선거에서는 정책대결에 따라 후보들의 표가 병원별로 고르게 나왔으면 한다. '전공의들의 전공의들을 위한 전공의에 의한 선거'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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