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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위원칼럼] 병원과 경영(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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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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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구일 연세미래이비인후과의원

고명하신 원로 선생님이나 잘된다는 병원장에게 많은 사람이 물어본다. "어찌하면 환자를 잘 보고 병원이 잘 될 수 있나요" 하며 말이다.

마치 선문답과 같다. 대개 돌아오는 답변은 비슷하다. "환자를 열심히 보면 된다. 환자를 가족처럼 봐라, 환자의 고통을 내 고통처럼 느껴라" 등등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대답이다. 그러면 과연 이 대답들은 성의 없는 답일까?

지난번에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인간관계가 우선이라고 했다. 물론 외부마케팅, 직원친절교육, 고객감동서비스 등의 이름으로 많은 프로세스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정말 핵심인 진료의 질 부분과 의사 환자 관계를 빼놓고는 병원이 잘되길 바라긴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환자-의사 관계에 대한 문제는 의사가 아니고서는 건드리기 어려운 부분이어서 누가 언급해 주지도 않는다. 여기서 진료의 질 부분은 제외한다. 진료수준은 각자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니까.

테슬러 등(Richard Tessler 1976)은 환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의사의 역할은 매우 광범위하고 의사는 환자의 고충뿐 아니라 왜 특정한 시점에 의사를 찾았는지 그 원인에도 주의를 꼭 기울여야 한다고 하였다. 반드시 육체적인 고통때문만 아니라 순수하게 심리적 필요로 의사를 찾을 수도 있다.

기본에 다시 돌아가 보자. 진료의 첫 번째는 '문진'이다. 문진만 잘해도 진단의 거의 90%는 나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여기서 문진의 의미는 그리 간단치 않다.  문진이라는 환자와의 교감을 통해 의사 환자간의 상호작용의 속성 중 나타나는 문제의 소지를 감지해야 한다. 왜냐면 그것은 치료에 영향을 주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의사-환자의 상호작용에 관한 두 가지 관점을 살펴본다.

의사인 쉐즈와 홀렌더(1956)는 증상의 심한 정도가 상호관계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첫 번째는 능동-수동 모델로 위독한 응급상황일 때 환자는 수동적이고 상호작용은 없고 결정과 권한이 모두 의사에게 있다. 두 번째는 지도-협력 모델로 환자는 홍역 같은 감염증이 어떻게 진행하는지 알고 의사의 지도에 따라 협조한다. 세 번째는 상호 참여 모델로 만성질환의 관리에 적용되며 환자는 공동참여자로 의사와 함께 노력한다. 당뇨병이 여기 속한다.

이에 반해 헤이-보티차(1976)는 의사에  의해 처방된 치료를 환자가 수정하는 방식을 설명하였다. 환자가 의사에게 치료 효과가 없다고 불평하거나 혹은 약의 용량을 고의로 줄여 치료에 거스르는 것을 발견하였다. 여기서 의사는 단순히 지시에 따르도록 요구하는 전문성만을 내세우게 된다.

위에 두 가지 관점이 암시하는 것은 환자는 의사와 상호작용시 항상 수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자는 정보를 구하고 치료가 적절한지 질문·설명·판단을 요구한다. 혹시 능동-수동 모델만을 환자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지?

우리는 여기서 무슨 교훈을 얻을까? 의사가 환자에게 친절하다는 의미는 단순히 약처방을 길게 달라고 길게 주는 것이 아니다. 환자 한명 한명과 상호작용을 통해 잠재돼 있는 문제의 소지를 해결하는 것이 결국에는 환자가 믿고 찾는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닐까? 그게 열심히 보는 것이다. 물론 의사는 매우 피곤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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